청와대는 27일 밤 TV로 생중계되는 '대통령과의 대화'가 세종시 논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성을 담은 사과 표명과 함께 수정 필요성을 국민 앞에 차근차근 설명하면 정부의 수정 계획에 대한 지지층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가급적 세종시 문제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로 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세종시와 4대강에 대한 토론이 전체 시간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면서 "이밖에 남북관계 및 북핵 해법, 각종 민생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고 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막판 고민은 세종시 계획을 바꾸게 된 데 대한 사과 표명의 수위 조정에 있다. 내부에서는 지난해 쇠고기 파동 당시 이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수 차례 고개를 숙였던 것처럼 최대한 낮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이해를 구하는 식의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다른 일정 없이 '대통령과의 대화' 준비에 진력했으며, 최종 리허설도 가졌다.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에는 객석에서 방청하는 100여명의 일반 국민을 계층별, 연령별, 성별, 지역별 대표성을 갖도록 구성했다.
한편 세종시 원안 고수 입장을 펴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9일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 84회 탄신제에 참석하기 위해 충북 옥천을 방문한다. 박 전 대표의 충청권 방문은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설명한 직후에 이뤄지는 것이다. 때문에 충청권을 찾는 박 전 대표가 무슨 말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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