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파산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과도한 가계부채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71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조원(2.2%) 증가했다.
가계신용이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 뿐 아니라 신용카드 이용 같은 판매신용까지 합친 실질적 가계의 빚 전체를 말한다. 잔액이 7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를 전체 가구 수(1,691만7,000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4,213만원씩 빚을 진 것으로 계산된다. 1인당 빚은 1,462만원 규모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9월 이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 적용된 영향으로, 증가폭이 2분기 8조2,000억원에서 3분기 4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2분기의 2조9,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커졌으며, 여신전문기관과 보험 등 기타 금융기관 대출도 증가폭이 2조7,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DTI 규제 강화로 예금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워지자 비은행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으나, 10월부터는 DTI 규제가 2금융권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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