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母子간 유언장 분쟁

최근 사망한 녹십자 창업주 허영섭 전 회장의 유언장을 둘러싸고 가족간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

26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의 장남 허성수 전 부사장은 어머니 정모씨와 유언집행자인 유모 변호사를 상대로 유언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허 전 부사장은 신청서에서 “유언장을 작성할 당시 아버지는 인지능력이 없어 어머니가 주도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어머니는 아버지의 뇌종양 제거 수술 후 장남의 병원 출입을 막고 아버지의 의사와 무관하게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허 전 부사장은 “유언장에는 아버지가 보유했던 주식 대부분을 탈북지원사업 등에 출연하고, 나머지는 어머니와 동생들에게만 유증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는 생전 아버지가 밝힌 유언 취지와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뇌종양으로 타계한 허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서울대병원에서 부인과 유 변호사가 참석한 상태에서 유언장을 작성했다. 해당 유언장에는 허 전 회장이 보유한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 주식 82만여주를 사회복지재단과 정씨, 그리고 장남을 제외한 두 아들에게 나눠주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