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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진정성이 북핵 해결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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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진정성이 북핵 해결의 관건

입력
2009.11.2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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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북'그랜드 바겐'제안과 한미, 미중,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곧 방북한다. 북한이 6자 회담에 돌아와 핵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나머지 5개국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관련국 한목소리 필요

북한의 핵무기가 가장 치명적 위협을 주는 국가는 한국이다. 엄청난 자원을 쏟아 부어 국가 안보전략을 전면 재편하고도 핵 공포를 안고 살아야 한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한 통일은 사실상 어렵다. 그럼에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국가는 비확산체제 즉, NPT 체제를 움직이는 핵 강대국들이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6자 회담 당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다. 이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최근 미국 전문가들과 북핵 문제를 토론할 기회를 가졌다. 직접 영변 핵시설을 조사했던 한 전문가는 그 동안의 국제적 노력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능력을 크게 제한한 것은 성과였다는 얘기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 5개국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리라는 기대를 무너뜨리는 말이었다. 이러한 시각이 존재하는 한, 북핵 문제의 해결은 어렵다. 핵 강대국의 정책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더욱 부각된다. 중국이 북한을 사실상 경제적으로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목소리를 함께 하면서도 북한과 경제협력을 통해 더욱 단단한 관계를 구축하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 대교를 자비를 들여 건설하고, 북한 항만 사용권과 천연자원 개발권을 확보하는 등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보다 북한체제의 생존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관계이다. 적어도 한국과 미국이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에 지속적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까지 가세할 수 있다면,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대외적으로 공식 천명한 중국과 러시아도 진정성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핵 폐기에 호응한다면 경제적 지원은 물론이고 정전체제의 전환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과 미북 관계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진정성과 신뢰 구축을 선결조건으로 요구하는 우리 정부의 '그랜드 바겐'과 맥락이 같다.

한미 신뢰구축 힘써야

지난날 한미 간에는 북핵 관련정보의 공유에 어려움이 있었던 시기도 있었다. 북핵 문제 해결의 근본적 동력이 한미 협력관계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성과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이 한미 관계에 집중되어야 한다.

두 나라 정부 차원뿐 아니라, 정계 학계 민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 일본, 나아가 북한도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진정성 있는 외교가 전개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다.

손기웅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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