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확연히 드러나는 걸까. 미실(고현정)이 퇴장한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이 부진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무리한 이야기 전개를 시도한다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선덕여왕'은 24일 방송에서 시청률 34.1%를 기록했다. 미실이 자결하는 것으로 물러난 10일 방송(43.3%)과 비교하면 2주 사이 10% 이상 시청률이 추락했다.
'선덕여왕'의 시청률은 미실이 빠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미끄럼을 탔다. 미실의 하차 뒤 첫 방송인 16일 39%를 기록한 데 이어 17일(38.1%), 23일(34.8%) 연이어 시청률은 미끄러졌다. 24일엔 계백(최원영)이 첫 등장하며 긴박감을 주려 했지만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청률 하락은 미실의 빈자리를 더 커 보이게 하고 있다. 제작진은 김유신(엄태웅)과 비담(김남길)의 대립각을 날카롭게 하며 시청률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권모술수로 절대권력을 구축하면서도 대의를 좇던 미실의 다면성이 품었던 매력을 따라잡기엔 힘이 부쳐 보인다. 미실과 갈등의 대척점에 섰던 선덕여왕(이요원)도 미실의 퇴장과 함께 빛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청률이 내리막을 타면서 제작진이 무리수를 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비담의 돌변이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선덕여왕과 군신관계를 이루면서 남녀의 감정을 겹쳤던 비담이 돌연 어머니 미실의 대의를 이어가는 전개가 억지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작진은 시청률 하락세를 볼거리로 막아낼 태세다. 계백의 활약과 대야성 전투 등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다시 잡겠다는 생각이다. 한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등장하는 대규모 전투와 액션 장면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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