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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프리즘] 신종플루 -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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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프리즘] 신종플루 -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입력
2009.11.2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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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올해는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다. 아마 예방접종 효과가 나타나는 12월 중순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얼마간 신종플루 발생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경우 최근 인후통과 기침이 있었지만 고열이나 전신 근육통 등이 없어 일반 감기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혹시나 해서 검사해 보니 신종플루 양성으로 판정이 났다. 다행히 적기에 타미플루를 먹고 서서히 호전돼 이제 증세가 사라졌다.

신종플루를 앓아 항체가 만들어진 덕분에 이젠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으니 오히려 잘된 것 아니냐고 혼자 자위해 보기도 한다. 신종플루 걸린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신종플루 확진 시까지 모르고 접촉한 주변 사람들에게는 "내가 신종플루 양성으로 검사 결과가 나왔다. 증상 발현 시 즉각 병원을 찾으라"고 권했다.

사실 신종플루는 정상인 사람보다는 만성 콩팥병 환자 등 고위험군들이 더 걱정이다. 고위험군에는 만성 콩팥병, 폐 질환, 만성 심혈관 질환, 간 질환, 당뇨병, 악성종양 등에 걸린 사람들이 포함된다. 65세 이상의 노인도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여러 가지 위험 인자가 겹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65세 이상이면서 당뇨병이 있고, 또 당뇨병로 인해 만성 콩팥병이 합병된 환자 같은 경우에는 3가지 위험 인자가 겹친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예방에 더 주의하고, 증상 발현 시 조기에 투약하며, 예방접종도 가능한 이른 시기에 맞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신종플루 접종 우선 순위에 해당되기는 하지만 내년 1월께나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더구나 항체 생성률이 일반인보다 낮을 수 있고, 일단 그 병에 걸리면 일반인에 비해 증상이 심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예방이 최우선이다. 다중이 모이는 장소는 가급적 피하고, 마스크를 꼭 착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마스크는 자신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것도 막아 준다. 마스크를 할 때 코까지 가리면 답답하니까 입만 가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마스크는 입은 물론, 코와 턱 부위까지 가려야 한다. 또 자수 손을 씻고 손소독제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외출 후에는 꼭 손을 씻는 것이 좋다.

급성 열성 호흡기 질환의 진단 기준은 37.8도 이상의 발열과 콧물, 코 막힘, 인후통, 기침 중 한 가지 이상이 해당될 때다. 그런데 하나 유의할 사항은 만성 콩팥병 환자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 있어도 열이 없거나 미열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다면 열이 없어도 위에서 말한 호흡기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 기관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 기관에 가면 타미플루 처방을 해 주니 약을 복용(75㎎씩 하루 2회)하면 된다. 국내에선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 신종플루 사례는 아직 없다고 하니 약을 잘 복용하면 병세가 호전될 것이다. 만성 콩팥병 환자은 콩팥 기능을 나타내는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30㎖/분(정상의 4분의 1) 이상이면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지만 10~30㎖/분으로 떨어진 경우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먹어야 한다. 타미플루 복용 후 2, 3일이 지나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숨이 가쁘고 호흡이 곤란하다면 즉시 다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위험군도 신종플루를 잘 이해하고 이에 대처한다면 올 겨울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태원 경희의료원 신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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