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4일 "현재 자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면 또 한 번 급격한 경기하강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이 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신한금융투자 주최로 열린 리서치포럼에서 "현재 주가는 상당 부분 정부의 재정지출,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거품"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이른바 '달러 캐리트레이드'(저리로 달러를 빌려 신흥국에 투자)가 거품을 더 키우고 있다"며 "특별한 펀더멘털 개선 없이 1,000에서 2,000까지 오른 국내 코스피지수 역시 경제의 기초체력을 감안하면 2,000보다는 1,000에 가까워야 현실에 맞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다만 "자산 거품이 무서워 지금의 확장정책을 시행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도 "부동산 규제나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기관의 이익에 대한 과세 등 자본시장 규제 강화로 지나친 거품이 일지 않도록 해야 했다"고 조언했다.
그는 "제대로 된 금융 규제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향후 지난해와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며 금융 개혁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그러나 "성급한 출구 전략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오늘까지는 확장, 내일은 출구전략 식으로 가르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돈을 풀고 거두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최근 약달러 현상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위기를 계기로 달러 패권은 일단 막을 내리게 됐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지금 달러의 가장 큰 대안은 위안화가 아니라 유로화"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에 대해 "1970년대에는 정부가 경부고속도로나 댐을 만드는 게 옳았으나 지금은 그런 것이 경제성장의 결정요소가 아니다"며 연구개발과 사회복지 투자를 주문했다.
행정도시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지리적으로 나라가 크면 의미가 있겠지만 부산이나 목포는 몰라도 공주로 옮기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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