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정신의 부활과 실험적 연극의 기치를 내건 '혜화동 1번지'의 4기 동인 페스티벌이 '단상전(斷想展)'이란 이름으로 열린다.
극단 바람풀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소설가 김영하의 단편을 각색한 작품이다. 젊은 날의 꿈을 잃고 평범한 중년이 된 한 남자가 있다. 사회운동의 거물이 돼 등장한 여자 대학동창 때문에 잊고 있던 과거의 실수가 떠오르며 불안에 떠는 그에게 그녀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집요한 취조를 당하면서 그녀에게 살의를 느끼던 자신의 내면에서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새로이 발견한다. 연출자 박정석은 거리의 캐롤송 등 시청각적 이미지를 동원해 무대를 엮어간다. 12월 8~27일.
극단 유정의 '사막에 눈이 내릴거야'는 김혜영 극단 대표의 작ㆍ연출 무대다. 연극이 견뎌내야 하는 척박한 현실에 대해 말하는 이 작품은 연극인들에게 들이닥친 현실을 사막에서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들의 처지에 비유한다.
김씨는 "열정과 활기로 가득찼던 대학로가 점점 건조한 상업공간으로 변해가는 현실을 사막의 이미지로 치환시켜 보았다"고 말했다. 실제 무대는 모래가 쌓인 사막이 아니라 배수관이나 터널 등 무수한 통로가 쌓인 도회의 이미지로 연극이 맞닥뜨린 현실을 말한다. 젊은 연극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그들의 현실을 보다 섬세하게 그려낼 자료를 구축, 이 작품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갈 작정이다. 12월 31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02)3673-5580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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