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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정년 적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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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정년 적령기

입력
2009.11.2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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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찰들이 62세 정년퇴직 연령을 더 아래로 낮춰달라는 파업을 했다. 범죄 연령은 점점 낮아져 십대들이 많은데 그 십대들을 쫓아가기에는 턱없이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백발의 육십대가 십대를 쫓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힘겹다. 사실 사십대인 나도 그들을 쫓기에는 역부족일 것이 빤하다.

나이가 들면 현장에서 근무하는 대신 관리자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가 남편에게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대답만 들었다. 시아버지는 평생 경찰이었다. 나이가 든다고 누구나 승진을 거듭해 관리자로 근무하게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시도 때도 없이 근무를 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따로 시간을 내 운동을 하거나 건강관리를 하기도 힘들다고 하니 이래저래 힘든 상황 같아 보이기는 한다.

한편 우리나라 경찰의 경우 경정 이상 60세, 경감 이하 57세이던 정년이 작년 경찰공무원법 개정으로 모든 계급의 정년이 60세가 되었다. 정년 조정을 골자로 한 경찰공무원법 개정은 경찰들이 끊임없이 요구하고 바라던 것으로 독일의 경우와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찰이 독일 경찰보다 체력이 더 뛰어난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근무 조건이 독일 경찰보다 더 좋은 것일까. 아버지의 퇴직 날을 남편은 기억한다. 평소 마시지 않던 술을 드시고 취해 늦게 돌아왔다고 한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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