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불황, 제작경쟁 심화에 신종 플루까지 맞물려 제작자 입장에선 다소 우울한 올해 연말. 이런 가운데서도 경사를 앞둔 두 뮤지컬이 있다. 창작뮤지컬 '명성황후'와 소극장뮤지컬 '아이러브유'는 각각 초연 14년, 5년 만에 12월 1,000회 공연을 갖는다.
'명성황후'는 명성황후 시해 이야기를 다룬 우리나라 대표 창작뮤지컬. 12월 26일 1,000회를 맞는다. 기존에 1,000회를 돌파한 '지하철 1호선' '사랑은 비를 타고' '김종욱 찾기' '그리스' 등과는 달리 대극장 뮤지컬로는 처음 세우는 기록이다.
다소 국수적인 내용 때문에 지금까지도 작품성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명성황후'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요소를 두루 갖춰 흥행에 성공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뮤지컬평론가 조용신씨는 "'명성황후'는 국내 뮤지컬 대중화와 시작점을 같이 한다"며 "예술성은 차치하더라도 예능 면에서 창작 뮤지컬의 길잡이가 된다"고 말했다.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던 라이선스 뮤지컬 '아이러브유'도 12월 4일 1,000회를 맞는다. 연애와 결혼 등을 다룬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게 특장점으로 작용했다. 단 4명의 배우가 20개의 에피소드를 소화하는 형식도 제작비 절감을 가져와 장기공연을 가능케 한 요인이다. 배우 남경주는 이 작품에서 단일 공연 단일 배역으로 830회 출연을 기록하기도 했고, 지금은 주역이 된 최정원, 정성화, 양꽃님 등도 재능을 펼쳤다.
조용신씨는 "오픈런이 아닌 공연에서 1,000회를 기록한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평하면서도 "이제는 대극장과 소극장으로 양극화된 흥행이 아니라 중간 규모의 작품에서도 흥행 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중간 규모 작품이 많아야 제작자는 손실이 덜하고, 관객은 좀더 싼 값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성황후'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8일~12월 27일. 1544-6399
'아이러브유'는 대학로 아트윈 씨어터, 12월 4일~내년 3월 28일. 개막 후 10일 동안은 역대 캐스트들이 특별 무대를 갖는다. (02)501-7888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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