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년 전 반구대 암각화를 그렸던 선사시대 코리안들은 고래를 잡으러 한반도에서 연해주와 쿠릴열도, 러시아 캄차카반도, 알류샨열도를 거쳐 미국 북부의 알래스카로 갔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김장근 박사는 24일 울산 고래연구소에서 열린 '한ㆍ일 고래 문화 세미나'에서 '고래와 한국의 문화-코리안 신대륙 발견설 소개'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색학설을 제기했다.
김 박사는 "2007년 미국 고고학회지에 미국 알래스카의 알류샨 열도 아막낙 섬에서 3,000년 전의 한반도 전통 온돌과 '신라의 미소', 또는 전통 병산탈과 유사한 모양의 '고래탈뼈'가 발견된 사실이 게재돼 이 학설의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고래탈뼈는 국보 285호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울산시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의 바위그림에 나와 있는 고래탈뼈와 모양이 흡사하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아막낙 섬보다 미 대륙에 더 가까운 알류샨열도의 코디악섬, 미 북서부의 시트카 마을, 시애틀 인근의 퓨겟 사운드 및 오제테 마을 등에서 발견된 고래와 고래탈뼈가 그려진 암각화가 반구대 암각화에 비해 더 늦은 시기의 것으로 드러나 이 학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사시대 코리안들이 미국 신대륙을 처음 발견했다는 이 학설은 미국에서 '1893 한국전시관 복원 기념사업회'의 김성규 회장이 제시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그러면 선사시대 한반도 코리안들은 신대륙까지 왜 그 먼 길을 갔을까?
이에 대해 김 박사는 "선사시대 코리안들은 기름과 고기, 뼈와 심줄, 저장 용기를 제공하는 유용한 물자인 고래가 다니는 길을 따라 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오제테 마을의 마카 인디언은 반구대 암각화에 그려진 것과 흡사한 6∼9인승의 조그만 카누를 타고 고래잡이를 했던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지금도 이 카누로 수백 해리를 항해하고 있다"며 "선사시대 코리안들도 이런 카누로 러시아 캄차카와 미국 알래스카 반도 사이의 열도를 통해 미국으로 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박사는 이어 "한반도의 선사인들이 새긴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잡이 모습은 러시아 추코트카, 그린란드의 에스키모, 미국 알래스카와 북부 대륙 연안 인디언의 포경과 동일하다"며 "세계 고래 문화의 중심으로 한반도 고래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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