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 울었다.
신지애(21ㆍ미래에셋)가 1타와 1점 차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09시즌 올해의 선수상을 아쉽게 놓쳤다. 신지애는 "중1 때 85타 치고 예선 탈락해서 울고 난 뒤로 골프 때문에 울어보기는 이번이 두 번째"라고 했을 정도로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내년시즌을 향한 새로운 각오도 밝혔다.
신지애의 18번홀(파4) 칩인 버디가 홀을 살짝 비켜 가는 순간 신지애는 고개를 떨궜고, 경기를 끝내고 지켜보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환한 미소를 보였다.
신지애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휴스터니안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대회 LPGA 투어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 공동 8위에 머물렀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오초아에 8점 앞서 있던 신지애는 3점을 보태는데 그친 반면 이날 5타를 줄여 2위(11언더파 205타)를 차지한 오초아는 12점을 보태 총점 160점으로 신지애(159점)를 1점차로 제치고 4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루키 신지애는 신인왕과 최연소 상금왕, 다승 공동1위(3승) 3관왕을 차지했다. 다잡은 기회를 날리면서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1년만의 올해의 선수와 신인상, 상금왕 위업은 놓쳤다. 최저타수에서도 오초아가 70.16타로 신지애(70.26타)를 0.1타 차로 앞서 1위에 오르며 신지애와 함께 3개 타이틀을 나눠 가졌다. 신인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는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승부 가른 17번홀
신지애로서는 17번홀(파3) 보기가 뼈아팠다. 16번홀(파5)까지 공동 5위를 달리던 신지애는 오초아가 2위에 머물고 있어 그 상태만 유지해도 올해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 17번홀에서 오초아가 먼저 위기를 맞았다. 오초아의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세번 째 샷만에 홀 3m 거리에 붙였다. 더블보기가 되면 4위 이하로 떨어져 올해의 선수는 신지애 몫이었다. 그러나 오초아는 쉽지 않은 보기 퍼트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보였다.
신지애의 티샷도 벙커로 빠졌다. 신지애는 벙커샷을 홀 근처에 붙이지 못해 1타를 잃고 공동 8위로 밀려 1점 차로 올해의 선수 자리를 내줬다. 신지애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시도한 칩인 버디도 홀을 살짝 비켜가면서 행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아쉽지만 재도전 희망
신지애는 "올해 목표로 했던 1승과 신인왕을 다 이뤄 만족한다"면서도 "막판 실수로 올해의 선수를 놓쳐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신지애는 "내년 시즌에는 올해의 선수라는 목표를 가질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며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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