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행 중이던 산림청 헬기가 전남 영암호에 추락, 탑승자 3명 전원이 숨졌다.
23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산림청 영암항공관리소 소속 헬기가 이날 오후 1시께 영암군 삼호읍 망산리 영암호에 추락했다. 오전 비행교육을 나갔던 헬기는 낮 12시15분께 삼호면 상공에서 갑자기 통신이 끊겼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수색대원들에 의해 오후 2시25분께 발견됐다.
이 사고로 박용규(52) 조종사와 이중배(46), 이용상(44) 부기장 등 3명이 모두 숨졌다.
헬기는 꼬리 부분만 드러낸 채 물에 70도 각도로 처박힌 상태로 발견돼 산불진화용 물을 퍼올리는 실전교육을 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영암경찰서와 산림청은 작동실수나 관리부실, 기체결함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산림청은 2000년대 들어 산불 진화나 병충해 방제 과정에서 헬기가 매년 1,2건씩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당혹해 하고 있다. 잦은 사고 원인과 관련, 조종사들은 저공비행에 따른 위험성을 우선 지적한다.
산림항공관리본부 관계자는 "항공방제의 경우 고도를 높여 약을 뿌리면 약효도 문제일 뿐 아니라 인근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저공비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예측하지 못한 돌풍이나 안개 등 기상 악조건도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한 조종사는 "난기류를 피하려면 안정적 고도유지가 중요하지만 다목적 헬기는 베테랑 조종사도 대처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2001년 5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추락사고는 진화 헬기끼리의 충돌을 피하려 급선회하다 양력을 잃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최근 사고가 집중된 러시아제 헬기의 안정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날 사고가 난 러시아산 카모프(KA-32T) 헬기는 옛 소련에 빌려준 경협차관의 현물상환용으로 1994년 30대를 들여와 산불진화 주력헬기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 6월 강원 인제에서 추락한 민간 헬기(카모프 KA-32A)와 2006년 7월 충남 부여에서 추락한 ANSAT305기도 러시아제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영암=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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