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에 표백제, 방부제 심지어 살충제까지 넣는다?'
밀가루를 두고 설왕설래다. 방송 등은 의문을 제기하는 반면 관련 업계는 왜곡이라고 발끈한다. 급기야 한국제분공업협회(회장 이희상 동아원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까지 열었다. 불거진 의혹에 대한 제분업계의 해명을 소개한다.
밀가루의 정체부터 살펴보자. 국내 유통되는 밀가루는 국내 제분회사가 외국에서 밀을 수입해 가루로 만들어 파는 '국내 가공 밀가루'(95.9%), 국산 밀을 이용한 '국산 밀 가공 밀가루'(0.4%), 해외에서 밀가루 완제품으로 들여오는 '수입 밀가루'(3.7%) 등 3종류다. 우리가 주로 먹는 밀가루는 국내 가공 밀가루임을 알 수 있다.
국내 가공 밀가루는 미국(55%) 호주(40%) 캐나다(5%)의 가장 높은 등급의 밀로만 만든다. 유럽 남미 중국 등의 밀은 가격은 싸지만 품질과 안전성이 떨어지고 지속적인 공급도 쉽지 않기 때문. 미국 호주 캐나다는 밀 재배 시 정부차원에서 농약사용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수확 후 잔류농약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의혹1: 밀가루를 배로 옮겨오는 도중에 살충제나 농약을 뿌린다?
수송기간이 길어야 17일이라 농약 등을 쓸 필요가 없다. 더구나 법적으로 배에는 농약을 반입할 수 없다. 200여종의 잔류농약 검사를 받은 뒤에야 통관이 되는 절차까지 따지면 배 안에서의 농약 살포는 있을 수 없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청도 부적합한 제품이 국내 유통된 사례가 없다고 자료를 낸 바 있다.
의혹2: 밀가루가 너무 하얀 건 표백제 때문이다?
밀의 껍질과 씨눈을 뺀 하얀색 알맹이만 빻기 때문에 흰색을 띄게 된다. 세계 최고수준의 국내 제분기술로 빻은 밀가루는 입자가 곱고 빛의 반사율이 높아 더 하얗게 보일 뿐이다. 다만 일부 국가에선 표백제를 쓰기도 한다.
의혹3: 도넛이 13일이 지나도 썩지 않는 건 방부제가 들어간 밀가루 탓이다?
밀가루는 수분함량이 낮아서 방부제가 필요 없다. 180도 고온에서 만들어 살균상태로 보관하고 설탕 등 코팅으로 부패의 원인(미생물 발생)을 억제한 게 도넛이 오래 상하지 않은 이유라고 본다. 국내산 쌀로 만든 한과를 수개월 놓아둬도 썩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제분공업협회는 "업계 차원에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라"고 부탁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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