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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금융이다] 1부 <2> 아시아 글로벌 뱅크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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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금융이다] 1부 <2> 아시아 글로벌 뱅크를 향하여

입력
2009.11.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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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매금융으로 '이웃 국가' 잡아라

# 신한은행이 두 달 전 문을 연 일본 현지법인 신한재팬(SBJ)의 예금은 약 1,000억엔.

단기간에 거둔 예금실적도 놀랍지만, 더 중요한 것은 80%가 현지 일본인 자금이란 사실이다. '외국점포=교포영업'이란 통념에 비춰볼 때, 엄청난 변화라는 게 신한 내부의 평가.

신한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에 지친 일본인들에게 현지은행 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한 것이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해외진출은 국내은행들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다. 글로벌화를 위해서도 그렇고,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서도 그렇다.

문제는 '어디로 어떻게' 진출하는냐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그 해답으로 '아시아(어디로)'와 '현지화(어떻게)'를 꼽고 있다.

왜 아시아인가

전문가들이 아시아 시장공략을 제안하는 까닭은 ▦우리나라와 문화적 동질성이 있는데다 ▦현지은행들에 비해 우리의 영업능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무엇보다 신흥시장으로서 성장 및 수익창출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매금융은 현지화에 대한 준비만 철저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고, 국내 금융회사들은 자산운용이나 기업금융 분야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소매금융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국내은행 여건상 미국이나 유럽시장을 바로 노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도 "국내 금융사들이 선진 투자은행(IB)보다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아시아 역내시장부터 입지를 확보하는 단계적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점차 글로벌 무대로 외연을 넓혀가는 전략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은행들은 아시아시장에서 지금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은행들은 ▦미국 영국 일본 지역 점포에서 0.32%의 자산수익률을 올린 반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지역에선 2배가 넘는 0.74%의 자산수익률을 기록했다.

왜 현지화인가

기존의 해외진출은 한결같이 교포영업 위주였다. 말이 해외영업이지, 장소만 바뀐 국내영업이나 다를 게 없었다. 교포상대 영업이다 보니, 현지언어도 못하는 직원들이 파견되곤 했다. 심지어 교포를 상대로 국내은행끼리 제살깎기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허다했다.

최근들어 조금씩이나마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지점진출 아닌 현지법인 설립 또는 현지은행 인수합병(M&A)을 통해 '현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직원도 현지인을 채용하고, 고객도 당연히 현지인 위주로 운용되는 추세다.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내 6위 은행인 센터크레디트은행을 인수한 것, 하나은행이 중국 동북3성에 합작은행을 세우고 인도네시아 은행을 사들인 것 모두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임창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국내은행들로 리스크관리나 대출영업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가진 만큼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특히 현지인을 상대로 한 영업을 강화해 영업기반을 넓힌다면 아시아 리딩 뱅크 도약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리딩 뱅크'가 된다면, 먼 훗날 언젠가는 '글로벌 리딩 뱅크'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을까.

■ 전문가 제언/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국내은행의 해외진출은 수익구조 다변화와 더불어 안정적인 외화조달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국내은행들은 국내자금을 해외로 가져가 대출해주는 외화 운용에만 신경을 써 왔지 정작 외화 자금조달에는 취약점을 드러냈다.

국내은행들이 해외 현지영업을 강화해 직접수신 기능을 강화하면 국내 은행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외화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만큼 은행 단일업종만 해외에 진출하는 것에서 탈피해 글로벌 금융회사들처럼 증권과 투자자문, 할부금융 등이 동반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통한 수익 극대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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