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처간 이견으로 차질을 빚던'서울대법인화 법안'에 대해 재정지원 등 서울대의 핵심적인 요구를 전면 수용하는 내용으로 최근 부처 협의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가 정부의 요구에 따라 '세종시 제2캠퍼스'를 추진하는 데 대한 보상 차원의 '빅딜'이 성사된 것으로 해석돼 '서울대 특혜'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재정부, 서울대 등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재정부는 18일 차관회의에서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ㆍ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서울대법인화 법안)' 중 핵심 쟁점인 '재정지원' 부분에서 서울대안을 수정 없이 반영키로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서울대 법인화 이후에도 정부가 서울대에 안정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협의됐다"며 "특히 정부 지원금 규모와 관련, 법인 전환 당시의 예산에다 고등교육예산 증가율을 반영해 산정키로 하는 서울대안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법인화를 통해 얻게 될 자체 수익사업 이익을 국고로 환수 당하지 않으면서도 정부의 지원금은 현행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교과부는 지난 9월 부처간 협의도 없이 서울대가 제출한 '서울대법인화 법안'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 입법 예고했으나, 기획재정부 등은 향후 다른 지방대법인화에 나쁜 선례를 남기고 법인화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입장을 표해왔다.
서울대 관계자는 "그 동안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해 답답했는데, 최근 서울대 요구안이 큰 수정 없이 협의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지난 17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과 관련해 정운찬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서울대법인화 법안 통과가 더 급하다. 법인화법이 먼저 해결돼야 세종시 제2캠퍼스안을 논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사실상 빅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서울대법인화 법안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급속히 잠재운 것이 서울대의 세종시 제2캠퍼스 유치를 위한 정지작업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정황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법인 전환시 공무원연금을 사학연금으로 전환할지, 유예기간을 둘지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협의할 사항이 남아 있으나, 원활히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법제심사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23일 서울대에서 열린 본부 학장단 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서울대법인화 법안 처리 경과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대도 최근 공대 의대 경영대 자연대 등 4개 단과대가 참여하는 '세종시 특별 대책팀'을 본격 가동해 '세종시 제2캠퍼스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일곤 국립대법인화 저지 공동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서울대 법인화안은 그야말로 서울대 특혜다"라며 강력 반발했고, 일부 국회 의원들도 특혜 시비를 제기하고 있어 서울대법인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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