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13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주일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나를 믿어 달라"고 말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기존 합의 이행으로 이해했을 수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는 조기에 결론을 내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후텐마 미군 비행장의 오키나와현 밖이나 해외 이전을 요구하는) 감정을 주민들이 강하게 표시하고 있는 가운데 가능한 한 빨리 결론을 내겠다며 '트러스트 미(Trust me)'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믿습니다'고 답했다"며 "(기지 이전의)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은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검증은 이해한다면서도 "기본은 지켜야 한다. 기지 문제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 뒤 나온 것이어서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비쳤을 수 있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해석이다.
일본 방위성은 후텐마 기지 이전과 관련해 기존 합의대로 이전하되 소음 등 오키나와 주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데나(嘉手納) 기지의 F-15 전투기 훈련 일부를 장소를 옮겨 실시하고 미일지위협정에 환경보전조항을 명기토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성 역시 현 합의를 전제로 독자 수정안을 검토 중이어서 하토야마 총리가 최종적으로 합의 이행을 결정할 경우 일본은 방위, 외무성안을 종합한 정부안을 미국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