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칸(Irene Khan)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이 22일 취임(2001년) 후 처음으로 방한해 용산참사 현장을 찾았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1998년 이후 11년 만이다.
전날 오후 입국한 칸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한강로2가 남일당 용산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약 30분간 유가족을 위로했다. 칸 사무총장은 면담에서 "한국정부가 국제기준에 맞지 않게 법 집행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좀더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 이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앰네스티 관계자가 전했다.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칸 총장이 방한 첫날 용산참사 현장부터 찾은 것은 의미가 크다"며 "이를 계기로 정부가 용산문제 해결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칸 사무총장은 국내 인권운동가와 이주노동자, 위안부 할머니 등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사정을 들었으며, 오후 5시부터는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인권 관련 강연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내년 G20 의장국인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표현의 자유, 경찰 폭력, 시위ㆍ집회의 자유, 이주노동자 문제 등 현재 부각되고 있는 자국 내 현안을 잘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4일까지 한국에 머무는 칸 사무총장은 23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법무부 장관 등을 예방하고, 다음날 국가인권위원장, 외교통상부 차관, 주한미국대사 등을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3일간의 방한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칸 사무총장은 당초 이명박 대통령, 정운찬 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일정상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명 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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