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이광범)는 20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차관에게 1심보다 10개월 감형된 징역 8월에 추징금 8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구속된 장 전 차관은 22일 석방될 예정이다. 다만, 형이 확정될 때까지는 주거가 자택으로 제한된다.
재판부는 "박 회장 측에서 돈을 건네받아 장 전 차관에게 전달했다는 김태웅 전 김해시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자가 선거에 당선된다면 자금을 제공한 자에게 특혜가 주어지는 등 부정부패를 방지할 수 없게 돼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만 "선거에 낙선한 후 교수나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에 기여한 점과 8개월의 구금생활로 수십년 쌓은 평판이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는 점을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장 전 차관은 2004년 6월 경남도지사 재보궐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8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3월말 기소됐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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