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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세계 3대 인명사전 등재' 윤성호 르노삼성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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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세계 3대 인명사전 등재' 윤성호 르노삼성 팀장

입력
2009.11.2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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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연구소 6년 차 연구원이었던 그는 1994년 돌연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세계에서 처음 음향진동학을 독립학과로 둔 사우스햄튼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서였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자동차 연구소에서 진동을 연구 하던 그는 "진동에는 반드시 소음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소음, 음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4년 연구 끝에 98년 음향진동학 박사학위를 딴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진동과 소음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다. 지금껏 30편 넘는 논문을 관련 학술지에 실었고 지난주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 2010년 판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윤성호(47) 르노삼성중앙연구소 진동소음팀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진동소음 전문가이다. 그는19일 "몸 안의 장기를 포함해 모든 물체는 고유 진동수가 있고 이것을 벗어나면 피곤함을 느낀다"라며 "누군가에게 괜찮은 진동도 다른 이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모든 소비자의 감성까지 고려해야 할 만큼 진동은 '괴물'같은 존재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 운전자들은 특히 진동, 소음에 민감한 편"이라며 "수입차도 늘고 국산 고급차도 쏟아지면서 진동 줄이기 경쟁이 치열하다"고 털어놨다.

2만~3만 개 부품의 조합으로 이뤄진 자동차에서 진동, 소음은 없는 게 이상하게 여겨질 노릇. 하지만 그걸 줄이는 게 윤 팀장의 임무이다. 단 한 개의 부품이 어긋나도 삐걱대기에 수 만 번에 걸쳐 부품의 위치와 각도를 바꿔보면서 소리를 체크한다.

청력을 떨어뜨릴 위험 때문에 이어폰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윤 팀장은 큰 소리 나는 곳도 피한다고 했다. 그는"야구 선수가 수 천 번 방망이를 휘두르듯 특정 소음을 내게 한 다음 자동차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크게 나는 소리인지를 맞추는 훈련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시어머니' 역할을 한다. 신차 기획 단계부터 각 파트 책임자들은 자신의 부분을 더 강조해야 한다며 격론을 벌이는데 그럴 때마다 윤 팀장은 '이 디자인은 진동이 심해진다' '이 틀은 소음이 너무 크다' 라며 꼬치꼬치 따져야 하기 때문. 그는 "모두를 납득시키려면 정확한 결과를 제시해야 하기에 수 만 번의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런 시어머니가 있기에 르노삼성은 8년 연속 고객만족도 조사 1위에 올랐다.

윤 팀장은 앞으로는 소리를 줄이는 것보다 운전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운전을 즐길 수 있는 소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부~웅'하는 부드러운 소리가 날 때 '좋은 차를 탔구나'하는 만족감을 갖는다"라며 "자동차 문에 붙어있는 고무는 기온 따라 모양이 변하는데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를 견뎌내는 기술이 있어야 작은 바람 소리도 잡을 수 있는 것처럼 뛰어난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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