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鳩山) 정부 출범 이후 미일 핵밀약설을 조사해온 일본 외무성이 핵무기를 탑재한 미 군함ㆍ항공기가 일본에 기항하거나 통과하는 것을 묵인하는 밀약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무장관 지시에 따라 핵밀약 관련 자료 조사를 벌여온 외무성은 이를 입증하는 문서를 확인해 핵밀약 사실을 인정할 방침이다. 오카다 장관은 이와 관련 "외부 전문가에게 (관련 문서의)검증을 맡겨 밀약이 왜 필요했는지 등 시대 배경까지 조사해 보고하겠다"며 "내년 1월에는 진위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안보조약에는 미국이 일본으로 핵무기를 반입할 때 사전 협의토록 되어 있지만 이 핵밀약에 따라 '핵무기 탑재 함선, 항공기의 영해 통과, 기항, 비행'은 협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 동안 밀약의 존재를 입증하는 증언 등이 여럿 있었지만 이를 인정하면 미일안보조약에 허점이 생기는 것은 물론 핵무기의 제조, 보유, 반입을 금지한다는 일본 정부의 '비핵3원칙'에 배치돼 자민당 정권은 일관되게 존재를 부정해왔다.
핵밀약을 기록한 의사록은 1959년 후지야마 아이이치로(藤山愛一郞) 당시 외무장관과 더글러스 맥아더 2세 주일 미 대사가 서명해 외무성 북미국과 조약국이 비밀리에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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