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0일 4대강 예산 심의와 관련해 '강공'을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의 예산안 심의 거부를 '떼쓰기'로 몰아붙이며 한나라당 단독 예산안 심의ㆍ처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4대강 예산안 세부 내역을 내놓으라는 민주당의 요구를 정부가 수차례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했음에도 민주당이 "가계부보다 못한 예산안"이라고 일축하며 버티자 전략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꿈쩍도 하지 않을 태세여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처리 법정 시한(12월2일)을 지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민주당을 전방위로 압박했다. 안상수 원내대표, 장광근 사무총장, 심재철 국회 예결특위위원장, 김광림 예결위 간사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간 정부가 민주당에 제출한 4대강 예산안 자료 3건을 통째로 공개하며 "민주당이 자료가 부실해 심의를 못하겠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자료는 4대강 137개 공구별 사업의 개요와 간략한 투자 계획 등을 담고 있다. 예컨대 '영산강 살리기 7공구'의 경우 하천 위치와 준설 14.1㎞, 생태하천조성 19.8㎞, 자전거도로 30.1㎞ 등 사업 개요와 공사비, 보상비 액수 등이 표기돼 있다.
안 원내대표는 "이 정도면 법정 서류 외에도 예산 심의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히 제공된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을 못하게 하려는 트집 잡기"라고 공격했다.
심 위원장은 여당 단독 예결위 회의 개최 가능성에 대해 "전혀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지금처럼 야당이 어깃장을 놓고 회의에 불참하면 막판에는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고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은 이날 말을 아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완강하다. 정세균 대표는 '4대강보다 사람이 우선입니다'라는 제목의 부산대 특강에서 "4대강 사업은 설계와 입찰계약, 예산, 공사 등이 대강대강 되고 잇는 4대 대강대강 사업"이라고 공격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한 TV 방송에 출연해 "정부는 '예산안을 깨알 같이 적어 냈다'고 하지만 글씨만 깨알이고 내용은 아무 것도 없다"며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자료"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중 부안댐, 한탄강 홍수조절댐 건설사업 예산안과 비교해도 터무니 없이 허술하다"며 "정부는 모든 항목을 자세하게 적어 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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