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정남규(40)는 2006년 4월 22일 체포될 때까지 13명의 목숨을 빼앗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그는 2004년 1월부터 주로 서울 서남부 지역과 인접 경기 지역을 돌며 총 25건의 살인 및 강도, 방화 행각을 벌였다.
경기 부천시에서 초등학생 2명을 납치 살해하고,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는 세 자매가 사는 가정집에 침입해 자매 2명을 살해하고 나머지 1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당시 비슷한 수법의 살인이 비 오는 목요일에 집중 발생해 '비 오는 목요일 밤의 괴담'이 나돌기도 했다.
정남규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잡히지 않았다면 시체를 토막 내고 싶었다. 범행이 보도되는 것을 보며 더 가혹하게 살해하고 싶었다"는 말을 내뱉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살인을 저질렀으며, 살해 동기도 없었다.
살인과 방화를 동시에 저지르는 등 범행 수법은 잔혹하고 대담했다. '죄 의식'조차 없어 검거 후 현장검증 과정에서는 항의하는 유족에게 발길질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남규는 유영철ㆍ강호순 등과 함께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살인마' 로 분류돼 왔다.
정남규는 마지막 범행 장소인 영등포구 신길동 반지하 방에서 집주인 김모씨 부자와 격투를 벌인 끝에 체포됐고, 엽기적인 범죄 행각도 막을 내렸다. 그는 2007년 4월 12일 사형 판결 확정 후 서울구치소에서 독방 생활을 해왔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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