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후변화를 추적하는 연구원들간에 주고받은 이메일이 해킹을 통해 인터넷에 공개돼 '기후상승'의 과학적 진실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여기에는 기후상승 증거들을 과장ㆍ조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연구자들은 이메일이 입맛에 따라 편집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22일 외신들은 해커들이 영국 이스트 앙골리아 대학의 기후연구센터 서버를 해킹, 10여년간 세계 기후변화 연구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1,000건과 3,000건의 자료들을 지난 주 인터넷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메일에는 연구센터 국장인 필 존스가 1960년대 이후 기온상승이 멈췄다는 일부 연구결과가 도출되자, 다른 연구결과와 배치되지 않도록 기온 하락기간을 감추도록 지시한 내용이 들어있다. 존스는 이메일에 '속임수(trick)'라는 단어도 썼다. 이에 대해 존스는 "이메일이 전후 맥락을 빠뜨린 채 편집됐다"며 증거조작을 부인하고, "'trick'이라는 단어는 어떤 영리한 일을 할 때 연구소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후변화 연구자들이 대부분 자신들의 연구결과에 대해 특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으며, 배치되는 연구결과가 나왔을 때 이견이 없는 것처럼 발표하기 위해 고민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는 과학계가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상승의 원인이다"는 확정적인 결론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어서, 탄소배출 축소를 위한 전세계의 노력이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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