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0-1 패)를 마지막으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준비의 1차 과정을 마무리했다. 전술 활용 폭을 넓히고 강팀을 상대로 정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소득이다.
스트라이커 박주영(AS 모나코)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중앙 미드필더 조합 기성용(서울)과 김정우(성남)의 결장으로 100퍼센트 전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지만 전반적인 경기내용으로 볼 때 '월드컵 본선 16강'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지난 6월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B조)을 무패(4승4무)로 통과한 후 5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허실을 점검했다. 3승1무1패의 결과도 나쁘지 않지만 전술 실험을 구사하는 속에서도 꾸준히 짜임새 있는 내용을 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실험을 진행하는 가운데서 전술의 기본 골격이 다져졌다는 점은 가장 큰 성과다. 유럽 원정에 나서지 못했지만 박주영은 3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며 '주포 부재'에 대한 우려를 걷어냈고, '에이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왼쪽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모두 무난한 활약을 펼치며 '전술 중추'임을 확인시켰다.
'세대교체의 기수'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서울)은 한층 농익은 기량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종 예선에서 활약하지 못했던 설기현(풀럼), 이동국(전북), 김두현(수원) 등의 가세로 공격 옵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다만 미진한 골 결정력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허정무호'는 덴마크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여러 차례 좋은 득점 기회를 잡고도 득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세트 피스에서 상대에게 여러 번 실점 위기를 허용한 반면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도 보완해야 할 점이다.
평가전 5경기에서 두 골 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수비진도 여러 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힘과 높이에서 우위를 보인 유럽 공격수들에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은 반드시 짚고 가야 할 부분이다. 대표팀은 내년 1월 소집돼 해외 전지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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