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의 깊은 산골 갈론마을에 사는 억척스런 스물일곱, 베트남 아줌마 키우친. 키우친은 7년 전 한국에 시집을 왔다. 하지만 남편은 결혼 3년 만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키우친은 아이 둘 딸린 청상과부가 됐다.
시어머니와 시동생 경수(40)씨는 키우친의 처지가 안타까워 좋은 사람 만나 새 출발하라고 했지만, 키우친은 그럴 수 없었다. 친엄마같이 사랑해주는 시어머니와 아빠 얼굴을 또렷이 기억하는 두 딸 영주, 은주가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그런 형수와 어머니를 위해 경수씨는 도시에서 하던 일을 접고 낙향했다. 형의 빈 자리를 대신해 가족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이 고마워 키우친은 올해 4월, 베트남에서 동생 키우능을 불러 경수씨의 짝으로 인연을 맺어줬다.
이번 주 KBS 1 TV '인간극장'은 키우친 가족 이야기,'우리 형수 키우친'을 23일부터 27일까지 매일 저녁 7시 50분 방송한다.
키우친은 밝고 씩씩하다. 김치며 닭백숙까지 못하는 음식이 없고, 함께 있으면 즐거워지는 입담까지 지녔다. 시어머니는 한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집안을 챙기고 가족을 돌보는 며느리가 장하고 예쁘기만 하다.
경수씨는 그런 형수가 고맙고 미안해서 작은 일 하나라도 도우려고 애쓴다. 두 조카를 매일 왕복 2시간 거리 유치원에 등하교시키고, 닭 모이 주기, 닭장 보수하기, 땔나무 구하기 등 하루에 손으로 꼽을 수 없이 많은 일을 해낸다.
키우친 식구들에게 교통수단은 시동생 경수씨의 차 한 대뿐. 아이들 등하교나 장 보러 갈 때, 개인적인 용무를 볼 때도 매번 시동생에게 부탁하는 것이 미안해서, 키우친은 운전면허를 딸 결심을 한다.
한국말로 시험을 치는 게 쉽지 않지만, 키우친은 열심히 도전 중이다. 비록 남편은 곁에 없지만,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가족이 있어 키우친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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