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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금형인' 이종호 와이디피 회장 "이제 여든, 실력 발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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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금형인' 이종호 와이디피 회장 "이제 여든, 실력 발휘 해야지"

입력
2009.11.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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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많은 나이입니까. 이제부터 실력 발휘를 할 때인데요. "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넘쳤다. 13회 금형인의 날을 맞아 20일 '올해의 금형인'으로 뽑힌 이종호(80) 와이디피 회장은 30년 가까이 금형업계를 이끌어 온 업계의 큰 아버지다.

금형은 자동차,전자 제품,반도체, 휴대폰 및 생활용품 등을 똑 같은 규격으로 대량 생산하는 데 쓰이는 금속 소재의 틀. 주로 제품의 외형을 찍어내는 금형은 디자인 경쟁력의 핵심이다.

한국 금형업계의 강점은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납기를 맞춘다는 점. 그리고 이 같은 경쟁력의 숨은 주역이 바로 이 회장이라는 게 금형업계 한 목소리다.

이 회장이 영등포특수강(지금의 와이디피)를 세운 것은 그의 나이 쉰을 넘긴 1982년. 71년 철도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섬유 원사 수입 회사를 운영하던 그는 이듬해 '중일 수교 정상화'라는 복병을 만났다.

일본 거래 업체들이 중국 쪽과 거래하며 주문이 뚝 끊긴 것. 그러나 당시 금형 사업을 하던 지인의 부탁으로 소재를 구해주러 일본의 금형업체를 방문했다 '바로 이거다'며 무릎을 치게 된다.

이후 일본 고베제강 등으로부터 금형 소재를 수입하던 이 회장은 소재를 전량 수입하는 상황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우리 금형업계의 미래가 암담할 것이라 내다 보고 소재 국산화에 앞장선다.

그는 한국중공업(지금의 두산중공업)을 찾아가 소재 국산화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일본을 다니며 얻은 정보들도 전해줬다.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소재 국산화를 꿈도 꾸지 못했을 당시에 본인 사업은 뒷전인 채 정신 없이 뛰어다닌 이 회장의 노력 덕에 소재 국산화가 큰 진전을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86년에는 가로ㆍ세로 1m 크기 이상의 금형을 찍어내는 틀인 '몰드베이스'를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금형업계는 납기를 최대 70% 이상 줄일 수 있었다. 2007년부터는 몰드베이스에서 나온 금형의 표면을 매끄럽게 가공하는 표면 가공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장의 업계 사랑은 2005년 원자재 가격 파동 당시 또 한번 빛이 났다. 그는 금형강 수입 소재 값이 50% 이상 급등, 품귀 현상까지 보이던 2005년 금형 완제품의 가격 인상을 막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모아둔 소재를 시장에 내 놨다.

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에 오히려 손해를 감수한 것이다. 요즘도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이 회장은 "중국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일본과 견줘 소재의 질이나 내구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미세가공력 등에서 여전히 뒤져있는 만큼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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