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장비 제조 및 수출ㆍ입 전문 업체인 이현재(49) 동아무역 대표가 전한 성공 비결의 출발점은 다름 아닌 고집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반도체 장비를 개발할 수 있겠느냐'란 부정적인 시각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강한 열정이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초정밀 장비 국산화 성공의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이런 그가 국산화에 나선 대상은 바로 반도체 웨이퍼(원판)나 디스플레이 연구시 시료 등 화학 물질의 균일 코팅에 필수 장비인 스핀코터. 스핀코터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일본에서 이 장비를 들여와 국내 업체에 팔았던 사람이 이 대표 자신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도체 장비 유통만으로도 회사를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었지만 컴퓨터 공학도였던 그의 마음은 다른 곳을 향했다. 진정한 반도체 강국으로 가기 위해선 생산 공정에 필요한 주요 핵심 장비부터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 것.
그는 2003년 사재를 털어 5명의 직원들과 함께 본격적인 장비 개발에 착수한 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매달려 2005년 마침내 스핀코터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초 3번째 업그레이드를 통해 나온 제품은 외산 장비의 3분1 수준 가격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연구소와 각 대학에서 구입 주문이 잇따를 만큼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해외 10여개국에서 제품 주문 의뢰가 밀려오는 등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내년에는 스핀코터에서 닦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용 연구 장비인 스핀클리너와 박리기 등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확대,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