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 각국은 미래지향적 인재가 얼마나 되느냐가 경쟁을 선도할 것이라고 보고 청소년을 위한 교육목표 정립과 정책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육선진국인 핀란드 영국 미국 등이 그렇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에서는 미래형 인재의 요소로 건강한 체력, 문제해결력, 창의적 사고력, 대인관계, 의사소통, 글로벌 리더십, 시민성 등 사회적 공동체 형성에 필수적인 능력들을 꼽는다. 한 자녀, 이기적 자녀교육에 익숙해진 한국적 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청소년정책 홀대 언제까지
그래서 우리 청소년들을 세계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에 일대 변화가 필요하며 전문성을 갖춘 세밀한 청소년정책을 그물망처럼 만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청소년 정책부서는 지난 20년 동안 정부조직이 개편될 때마다 홀대를 받아왔고 지금도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진입을 목표하면서 정작 이를 주도할 청소년정책은 없는 셈이다.
청소년정책부서는 1991년 '체육청소년부'로 출발해 1993년 문화부와 통폐합 되면서 '청소년'이 사라진 채 문화체육부, 문화관광체육부로 유전을 거듭한 끝에 2005년 국가청소년위원회로 독립하였다. 현 정부에서는 보건복지가족부로 소속이 변경되었다가 다시 2년여 만에 여성부로 이관이 논의되는 등 청소년정책이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정책에 대한 최소한의 비전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 2년 동안 청소년정책은 복지의 틀 속에 함몰돼 미래형 인재 양성보다는 단편적이고 보호적인 1차형 서비스에 국한돼 왔다. 복지정책에 청소년을 가두어 두는 사고로는 미래 역량을 갖추는 발전적인 청소년정책의 추구는 불가능하다.
오늘날의 우리 청소년들은 불안한 사회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다. 기성세대가 이미 사용해버린 많은 자원과 줄어든 가능성 속에 엄청난 학업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한 불안, 경쟁과 선택의 자신감 결여 등으로 정신적 혼돈을 경험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보다 세밀하게 보살피하고 건강한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1970년대식 생각에 젖어 21세기형 청소년정책에 대해 중요성을 폄하하고 필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사고는 이제 변화되어야 한다.
이제 2년 만에 다시 청소년정책을 여성부로 이관하려 한다. 그 동안 조직 통합과 서로 다른 정책의 몰이해 등으로 소모적 논쟁이 극심했다.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는 상황에서 여성과 가족의 긍정성이 발현되도록 협력과 지원을 통해 체계적인 청소년정책의 비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청소년정책은 어느 한 부서에서만 펼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교육과 진로, 체험활동과 문화적 감수성, 창의적 사고로 긍정적 삶의 태도와 희망을 만들어가도록 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여성부도 '청소년여성가족부'와 같이 청소년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선도적인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미래형 인재 양성 중요해져
관점과 이해가 달라 '청소년' '여성' '가족'의 우선순위 배정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 문제는 단순히 한 분야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공통 사안이다.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우선순위로 한다면 여성 및 가족정책의 미래도 밝고 정책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
청소년을 단순히 가족 구성원의 하나로 인식하는 한 미래지향적 인재 양성은 요원하다. 부모세대의 올바르고 현명한 노력이 청소년들을 세계적인 미래형 한국인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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