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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격장 화재 수사 '갈팡질팡'/ 발화 원인 7일째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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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격장 화재 수사 '갈팡질팡'/ 발화 원인 7일째 오리무중

입력
2009.11.2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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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탄사격장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 발생 7일째가 되도록 화재 원인조차 찾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20일 현재까지 경찰이 밝혀낸 것은 최초 발화지점이 총기 발사장(사대) 쪽이며, 사고 원인은 '폭발성 화염'이라는 정도다. 사건해결의 핵심 열쇠인 발화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15, 16일 두 차례 현장감식을 한 뒤 "사격장 출입구 오른쪽 소파가 많이 타 이곳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가, 18일 3차 감식 뒤에는 "최초 발화지점은 총기 발사장 쪽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애초 입장을 바꿨다.

경찰은 생존자의 유력한 진술도 간과했다. 중화상을 입고 치료 중인 일본인 생존자 가사하라 마사루(37)씨는 15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2명이 사격을 마칠 때쯤 발사장 쪽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염이 휴게실을 덮쳤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튿날 경찰은 "발사대 내부는 불에 탄 흔적이 별로 없어 사격장 안은 발화지점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초 발화지점이 이처럼 오락가락한 데는 사격장 관리책임에 대한 수사당국의 부담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발사장은 총기점검 및 관리를 맡은 경찰, 휴게실 등 그 밖의 장소는 소방당국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과 며칠 전 이 사격장을 점검하면서 '이상 무'결론을 내 점검 책임에 자유롭지 못하다.

폭발성 화인의 하나로 지목된 잔류화약에 대한 분석도 주먹구구식이었다. 경찰은 17일 "16일 오후 부산의 다른 실내사격장에서 잔류화약(화약재)을 수거해 불을 붙여본 결과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현재는 유력한 화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사고 당시 발사장 내부의 유증기 존재나 환기 여부, 온도 등 여러 조건을 감안하지 않고 멀쩡한 상황에서 소량의 화약재에 불을 붙여 폭발성 실험을 했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고 말한다.

경찰은 15일 사고 후 첫 브리핑 때 "총기 발사장 내부와 방음벽은 타지 않았고,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18일에는 "발사장은 출입문 안쪽 손잡이가 녹아 내렸을 정도로 엄청난 화염에 불탔고, 스프링클러는 애초 달려있지도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런 지적에 대해 경찰은 "외국인을 포함, 무려 16명의 사상자가 난 대형 사고여서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단서를 찾는 과정에서 여러 정황 설명을 했을 뿐, 단정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수사본부는 이날 발사대에 있던 총기 1정의 총열 일부가 훼손돼 있는 것을 확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화재 직전 사격으로 총열이 훼손된 것으로 확인되면 발화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화재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분석이 끝나는 25일께 잠정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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