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제19대 KBS사장 후보자로 그제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을 선정했다. KBS 사장 선임은 이명박 대통령의 24일 임명 절차만 남게 됐다. 이번 사장 선임은 여론을 의식해 사장후보 추천위원회까지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당부하는 등 어느 때보다 객관적 모양새를 갖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신임 KBS 사장에 김인규'라는 결과는 그가 사장 공모에 지원하는 순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우선 그가 대선 당시 방송특보, 당선자 시절 언론보좌역을 지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또 하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때문이다. 과정이야 어떻든 KBS사장 선임에서 내 사람은 절대 버리지 않으며, 언젠가는 반드시 필요한 자리에 앉힌다는 사실이 다시 증명된 셈이다.'낙하산 인사'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역대 사장 임명에서 예외 없이 치러야 했던 내부 홍역과 정치적 논란, 그에 따른 후유증을 이번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KBS 내부 구성원들과 언론단체,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KBS 노조는 총파업까지 예고하고 있다.
'김인규 KBS 사장'에 대해 국민들이 가장 먼저 염려하는 것은 '방송의 독립성 훼손'이다. 과거 정권이 그랬듯, 자기 사람으로 방송을 좌지우지할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가 KBS 공채 1기 출신이며 누구보다 내부 사정과 방송을 잘 아는 '전문가'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낙하산' '코드'딱지를 붙여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의심과 우려를 책임지고 씻어낼 사람은 김인규씨 자신이다. 정권의 눈치를 보는 사장이 아니라, 첫 각오대로 "확실한 공영방송 KBS를 만들기 위해 온 몸을 바치는 사장"이 되어야 한다. 위상 재정립과 경영 효율화, 고품격 방송으로 경쟁하는 KBS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만이 KBS가 살 길이며, 본인 스스로 '낙하산'오명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KBS의 숙원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수신료 인상도 정치력보다는 방송 자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로 얻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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