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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순의 다시 가본 한국의 오지] 경남 하동군 화개면 삼정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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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순의 다시 가본 한국의 오지] 경남 하동군 화개면 삼정마을

입력
2009.11.2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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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마을은 전라도와 경상도의 접점인 경남 하동 지리산속에 있다.

단풍으로 물든 섬진강을 따라 달리다 화개장터에서 재첩국 한 그릇을 먹고 쌍계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번잡 하던 장터의 소음은 사라지고 웅장한 봉우리 들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 진다. 화개면 에서 대성리 의신을 지나 국립공원 초입에 들어 섰다.

산길을 표시한 안내판에는 빨치산들의 이동 경로가 자세히 그려져 있다. 해발 650m 산자락에 자리잡은 삼정마을은 '빨치산 남부군대장 이현상'이 경찰 토벌대와 마지막으로 전투를 벌인 곳으로 표시 되어 있다.

'도드락, 도드락'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일정하게 장단을 맞추며 퍼지는 다듬이질 소리다. 염소가 진을 친 언덕길을 따라 올라간 집에서 한 아주머니가 박달나무로 만든 다듬이로 빨래를 다듬고 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던 20여년전의 모습과 흡사 하다. 꽃 각시 였을 때 마련한 빨래가 터지지 않는 이 가재도구를 후손에 물려 줄 것이라고 하던 민씨 할머니 모습이 생생하게 생각 난다. 박정옥(54)씨는 시어어미 에게서 물려 받은 60년은 족히 된 이 다듬이가 우리 집의 가보 라며 자랑 한다.

"그 당시에는 전기도 들어 오지 않고 차가 다닐 길도 없어 산속 에서 빨갱이 처럼 살았지만 지금은 살만 하지요" 산에서 사니 마음이 편해 지고 넓어 진다는 김정태(59)씨는 이 마을 이야기가 1987년 한국의 오지 시리즈에 보도 되어 세상에 알려진 후 어지간한 신문, 방송이 한번씩은 다 찾아와 전국적으로 유명해 졌다며 기자를 반긴다 .

그 옛날 정승 셋이 이곳까지 와서 살아 이름 지어졌다는 이곳은 국립공원이 된 후 농사를 짓지 못한다. 어렵게 산 기슭을 일구어 약초와 감자를 심던 밭은 없어 졌다.

주민들은 예전 처럼 지리산의 기름진 땅에 땀과 씨를 뿌려 자연과 사람이 계속 어우러져 살수 있는 삼정마을을 꿈꾸고 있다. 깊은 산 안개가 휘장처럼 드리워지는 이 마을은 지리산을 지키는 파수꾼 이기도 하다.

더 많은 사진은 포토온라인저널( photoon.hankooki.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신상순 편집위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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