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까지 전문계고(옛 실업고) 300여곳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남아 있는 전문계고도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등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부는 "학생수가 계속 줄고 있는데다 설립 목표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는 것도 적지 않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계고 일각에서는 "단지 학생수가 준다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학교를 없애거나 개편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전문계고 체제 개편 시안'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고교단계 직업교육 선진화 방안'공청회를 통해 공개했다.
시안에 따르면 출산율 저하에 따른 전반적인 학생수 감소로 2013년부터 고교생수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현재 691개인 전문계고 수를 2015년까지 400개 정도로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전문계고 체제도 개편해 400여개의 전문계고를 특성화고 또는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시안은 이와함께 농어촌 등 일부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전문계고는 통합형고, 일반계고, 예체능 중점고 등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안 용역을 맡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는 "전국의 469개 전문계고 교장을 대상으로 지난달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69%가 학교 유형을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그 중 40%는 일반고 또는 통합형고, 예체능고로의 전환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시안은 이밖에 전문계고 졸업생의 80%가량이 대학에 진학하는 등 당초 설립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직업교육 기능을 한층 강화토록 했다. 고교에서 고품질의 직업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건실한 기업에 취업하도록 교과과정 개편과 함께 기업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3월 처음 문을 여는 마이스터고를 전문계고의 대표적 모델로 정착시키고, '취업선도학교'를 지정ㆍ운영하며, 시ㆍ도 교육청 등 지방 공공기관이 '숙련인재 추천 채용 제도'를 통해 전문계고 졸업생들을 우선 채용토록 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교과부는 학교 현장과 학계, 산업계 등의 의견을 반영해 다음달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시안에 대해 이성주(서울공고 교사) 전교조 실업교육위원회 정책국장은 "단순히 학교수를 줄이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실성 있는 산학협동과 내실있는 전문성 교육이 마련돼야 당면한 전문계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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