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7.6%로, 전체 평균실업률 대비 2배 수준이다. 여기에 실업자로 간주되지는 않으면서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이 수십만 명, 그냥 쉬는 청년도 수십만 명이다. 올해 대졸자 54만 명중 에 37만 명만 취업에 성공했다.
해외 진출해야 하는 청년세대
이 시대 청년들에게는 고난의 시절이다. 취업이 되지 않아 결혼을 미루니 아이를 둘 이상 낳아서 저출산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사회적 캠페인도 공연한 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의 일자리도 지난 10여 년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해외생산이 늘고 노동 절약적인 제조업으로 바뀌고 있다. 고급서비스직종의 양산은 사회적으로 부단히 노력 중이나 아직 성과가 만개하기에는 한참이나 걸릴 것 같다.
물론 청년 실업에는 많은 원인들이 있다. 특히 중소기업에는 20만 명의 일자리가 아직 비어 있는데도 채워지지 않는 것은 지나친 집단 고학력화가 빚은 부작용중의 하나이다. 창업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창업에는 자본과 돈 버는 데 필요한 실용적 지식, 그리고 패기가 필요한데 어느 것 하나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제대로 지원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외세와 압제에서 고난을 받고 외국 각지로 흩어졌던 유대민족의 이산을 뜻하는 디아스포라(Diaspora)는 기독교 문명과 유대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그들은 그 안에서 역사적인 고난을 승화해서 존재의 의의를 찾았다. 고난이 수반되지만 밖으로 나가자는 현대판 디아스포라를 언급하는 것은 꽉 막힌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단서를 찾아보고자 함이다.
우선 우리의 청년은 성장기가 풍요의 세대이다. 그러나 그런 부모세대가 제공한 풍요는 도전과 패기가 아닌 안정과 만족을 추구하는 청년 세대의 특성을 낳았다. 이제라도 청년들에게 시대적 도전의식과 목표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아울러 부모 세대들은 수출로 성공한 세대이나 지금의 청년 세대들은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다. 중국 인도 등 거대 후발주자들의 세계 수출시장 진입으로 일자리 압박을 받고 있고 우리 기업들도 세계로 투자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따라서 세계로 진출하지 않으면 활로를 찾기 어렵게 되어 있다.
청년 인력의 해외진출을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코트라(KOTRA)나 산업인력공단의 지원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과 국제협력단(KOICA)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선진국 노동시장이 주 대상이기에 확산에 한계가 있다. 후자의 경우는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나가 봉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청년들의 국제적 확산가능성이 더 높다.
미국의 경우는 케네디 대통령이 평화봉사단을 창설한 1961년 이후 18만 명의 봉사자가 138개국에 파견되어 환경, 교육, 중소기업, 보건 분야에서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미국의 위상을 높였다. 우리의 경우는 아직도 매년 몇 백 명 수준에서 봉사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국력에 비해서 가장 해외원조가 낮은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해외봉사를 통해 스스로 세상살이의 눈높이를 가다듬고 무역과 투자의 미래 파트너 국가들에 대한 현지밀착형 지식을 축적하는 다양한 장점들이 청년들의 해외 봉사를 통해 찾아질 수 있다.
체계적ㆍ장기적 국제봉사 제도를
우리 청년들의 영어실력이나 기능과 지식수준은 국제적으로 우수한 편이다. 2년간의 단기 파견만이 아니라 현지 정착형 장기봉사를 원하는 경우도 허용하고, 해외에서 사회적 기업형태로 조직적인 봉사를 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단체로 보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나아가 해외봉사는 곧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공공적인 기여를 하는 것이고 스스로가 공공적 서비스 정신을 함양하는 길이기에 귀국 후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 채용시 우선적 배려를 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이고, 집단적인 국제봉사를 목표로 한국 청년들의 디아스포라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 정부, 기업, NGO 등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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