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참사로 중화상을 입은 환자 가족들이 치료비 문제로 겹고통을 겪고 있다.
19일 하나병원 등에 따르면 전날 숨진 관광가이드 문민자(66ㆍ여)씨는 치료비가 1차 피부이식 수술비를 포함해 2,600여만원, 일본인 환자는 1차 피부이식 수술비만 하라다 오헤이(37)씨 5,600만원, 나카오 카즈노부(37)씨 5,100만원에 이른다.
병원 측은 이날 문씨 유족에게 치료비를 청구하는 한편 일본인 환자들에 대해서는 재부산일본총영사관에 지급보증을 요구하기로 했다.
문씨의 경우 산재보험 적용이 안되면 본인이 치료비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데, 20년 이상 근로계약서 없이 가이드로 일해 보험 적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가이드 대부분이 근로계약서 없이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고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산재보험이 적용돼도 화상환자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료가 많고 중화상의 경우 여러차례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해 여전히 환자의 부담이 크다. 부상한 사격장 종업원 임재훈(31)씨는 산재보험 적용에도 불구하고 1차 수술비만 700여만원을 따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부산시대책본부 관계자는 "내ㆍ외국인 모두 응급치료비와 장례비 등은 지원하지만, 개인 영업장에서 난 사고이므로 정부 차원의 치료비 보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가 관리소홀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 건물주 겸 사격장 업주 이모(63)씨에게 법적인 책임이 있다. 이씨는 M화재보험에 건물 담보 4억6,000만원, 집기 담보 1억원의 화재보험에만 가입했을 뿐 이용자와 주변 건물과 관련한 대인ㆍ대물 보험에는 가입하지 않아 이씨가 인명 피해에 대한 배상 능력이 없을 경우 민사소송 등 복잡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편 이번 참사로 숨진 일본인 관광객 7명의 시신이 이날 오후 항공편으로 본국에 운구됐다. 오후 2시30분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유가족 3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인이나 영결식 없이 구급차에 실린 희생자들 시신은 김해공항에서 5시50분 대한항공 KE797편으로 후쿠오카(福岡)로 향했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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