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N세대로는 부족하다. 때로 '퀴어'니 '폐인'이니 하는 꼬리표까지 붙지만 독특한 생활 패턴일 뿐이다. 이 시대 청춘상을 솔직하게 그린 연극 두 편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뷰티풀 선데이'는 동성애를 소재로 해 청춘의 일상과 그들이 추구하는 커뮤니티의 밑그림을 보여준다. 20, 30대 남자 동성애자 커플의 일상 속으로 한 명의 여성을 등장시켜, 문제를 보다 일반화시키려 애쓴다. 일본 극작가 나카티니 마유미(41)가 2000년 쓴 이 작품은 성 문제를 일상 속에 풀어헤친 접근 방식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무대는 이들의 동거 3주년 기념 파티 현장이다. 이야기가 현실감을 띠며 다가오는 것은 서울역, KTX. 심수봉의 노래, 빕스 청담점 등 곳곳에 한국적 소재들이 자연스레 산재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상에서 섹스까지, 한치의 빈틈도 없이 치고 받는 그들의 여과 없는 대사 덕에 극장 안에는 현실감이 충만하다.
성에 대한 묘사는 노골적이다. 동성애자들 최대의 고민거리인 에이즈 문제를 두고 오가는 진지한 대화는 이 무대를 또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한다.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이 시대가 잃어가는 위로와 공감의 정서를 발견하게 된다.
지난해 동양인 최초로 밀라노 패션업계 디올 옴므의 모델로 변신한 김영광, 뮤직 비디오와 창작 판소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장준휘, 솔직한 20대 후반의 여자를 연기하는 정선아가 출연한다. 연출 조한준. 한양레퍼토리씨어터,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화~금 오후 8시, 토ㆍ일 3시 7시). (02)3672-8070
극단 조컴퍼니의 '그냥 청춘'은 연극인을 중심인물으로 내세워 젊다는 것의 의미를 헤친다. 막노동을 해서라도 무대의 꿈을 지키려는 주인공과 그에게 찾아온 첫사랑이 펼치는 이야기다. '굿모닝 청춘' 등 전작에서도 보여준 여성 극작ㆍ연출가 홍영은씨의 발랄한 무대가 볼거리. 꿈과, 그것을 배반하는 현실의 관계가 극중극이라는 장치를 통해 표출된다. 조선형, 이창훈 등 출연. 키작은소나무, 내년 1월 3일까지(화~금 오후 8시, 토 4시 7시, 일 3시 6시). (02)765-8880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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