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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이 병만은 피하자] (7·끝) 건강검진이 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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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이 병만은 피하자] (7·끝) 건강검진이 보약이다

입력
2009.11.1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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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54)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뒤 풀이 죽었다. 2년 전 건강검진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담당 의사에게서 여러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과체중, 고혈압, 지방간, 간기능 이상, 공복혈당장애, 중성지방과 요산 상승 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해 말 규모가 큰 기업의 대표이사가 된 이씨는 업무상 거의 매일 회식과 술자리를 가졌으며 스트레스도 많았다.

한 달에 두세 번 치는 골프 외에는 특별히 운동도 하지 못했다. 결국 체중이 77㎏에서 81㎏으로 늘어난 것이 주 원인이었다. 절주, 규칙적인 운동, 식사요법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평생 고혈압과 당뇨병 약을 먹어야 된다는 경고를 듣고 걱정이 된 이씨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3개월 후 검사도 다시 받을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으로부터 건강검진을 왜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Q 고혈압은 왜 생기나.

A "고혈압은 대부분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1차성(본태성) 고혈압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모여 고혈압을 유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은 가족력(유전적 요인)이다. 부모 한쪽이 고혈압이라면 자녀 중 30~40%가 고혈압이 된다.

부모 모두 고혈압이라면 자녀의 80%가 고혈압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 요인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혈압이 올라간다.

특히 중년 이후 눈에 띄게 혈압이 올라가 65세 이상 인구의 50% 이상에서 고혈압이 생긴다. 고혈압을 일으키는 다른 요인으로는 비만, 염분 과다 섭취, 스트레스, 흡연, 운동 부족, 과도한 음주 등을 들 수 있다."

Q 고혈압은 어떻게 진단하나.

A "진단 기준은 안정 상태에서 측정한 혈압이 140/90㎜Hg 이상일 때 고혈압이라고 한다. 수축기혈압이 120~139㎜Hg이거나 확장기혈압이 80~89㎜Hg이면 '고혈압 전 단계'라고 말한다.

혈압이 높아지면 뇌졸중과 관상동맥질환(심장병)의 발생 위험성이 커지므로 생활습관을 개선해 혈압이 정상화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래도 떨어지지 않으면 적절한 고혈압 약을 먹어야 한다."

Q 당뇨병은 유전인가.

A "당뇨병이 있는 집안에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해서 전부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해 생긴다.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비만해지면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혈당검사로 당뇨병을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Q 당뇨병 기준은.

A "공복 상태에서 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경구 당부하검사(식후 2시간)에서 혈당이 200㎎/㎗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정상 혈당치는 공복 시 110㎎/㎗ 미만이고 당부하검사의 경우 140㎎/㎗ 미만이다.

혈당치가 정상과 당뇨병 기준 사이에 있는 어중간한 상태를 당뇨병 전 단계로 분류하는데 내당능장애와 공복혈당장애가 여기에 속한다.

내당능장애는 당부하검사에서 혈당이 140~199㎎/㎗인 경우이며, 공복혈당장애는 공복 시 혈당이 110~125㎎/㎗인 경우다. 당뇨병 전 단계인 사람의 25%는 3~5년 뒤 당뇨병으로 악화한다. 비만하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으면 그 가능성이 더 커진다."

Q 건강검진을 왜 해야 하나.

A "40대가 되면 남녀 모두 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건강검진은 조기에 암을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또 암 못지 않게 중년 이후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심혈관계 질환과 뇌혈관 질환이다.

이들 질환은 대부분 혈관의 동맥경화에 의해 발생한다. 정도 차가 있을 뿐 나이가 들면 누구나 혈관 변화가 지속돼 동맥경화가 생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 위험 인자가 있으면 동맥경화는 더욱 빨리 진행된다.

따라서 혈관이 막히거나 심하게 좁아져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이들 위험 인자를 미리 가려내 예방적 조치와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도 건강검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Q 연령별, 혹은 성별로 암 발병률이 다른가.

A "일반적으로 암은 30대 후반부터 늘기 시작해 50대 후반과 60대에 급격히 증가하고 80대가 되면 감소한다. 40대까지는 여성의 암 발병률이 높지만 50대 이후에는 남성의 발병률이 크게 증가한다.

한국 사람은 평균수명까지 생존 시 남성은 3명 중 1명, 여성은 4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 남성의 경우 40대에는 위암과 간암이 가장 흔하며, 50, 60대에는 위암이, 70대 이후에는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여성은 30대에는 갑상선암이 가장 많고, 40, 50대에는 유방암이, 60대 이후에는 위암이 가장 많이 발병한다."

Q 건강검진으로 발견되는 주요 암은.

A "한국 남성에게 일반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전립선암 방광암 순이다. 여성“都?유방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폐암 자궁경부암 간암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건강검진에서 많이 발견되는 암은 조금 다르다.

지난 2년 간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8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에게 많이 발견된 암은 갑상선암 위암 폐암 전립선암 대장암 간암 신장암 순이었다. 여성은 갑상선암 유방암 위암 폐암 자궁암 대장암 신장암 순이었다.

건강검진 쪽 암 환자 통계의 경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정기 검진하다가 발견되는 것이 대부분인 반면, 증상이 뚜렷한 암은 건강검진이 아닌 방법으로 찾아지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다. 또 건강검진을 주로 하는 검사 부위와 검사 방법에 따라 발견되는 암이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특히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 자궁암 신장암 등은 과거보다 최근 많이 발견되는 암이다. 건강검진이 보편화하면서 이들 암에 대한 검사를 많이 시행하기 때문이다.

상당수 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진행돼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으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신체적 증상이 없고 건강하다고 생각되더라도 미리미리 건강검진을 받고 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Q 건강검진으로 모든 질병을 알아낼 수 있나.

A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다. 건강검진을 받으면 우리 몸의 질병을 다 찾아낼 수 있고 몸이 불편한 원인을 모두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기대다.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검사는 수많은 의학적 검사 중 극히 일부다. 이들은 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어른에게서 흔한 생활습관병의 조기 발견을 목적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검사한 부위 이외의 질환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또한 검사 방법 자체 오류도 있을 수 있으므로 건강검진이 자신의 건강에 관해 모든 것을 평가해 준다고 믿는 것은 옳지 않다. 예를 들어 무릎이나 어깨 등 관절이 아픈 환자는 건강검진을 받기보다는 전문 진료과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개의 건강검진에는 뼈나 관절의 X선 촬영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두통 요통 피로 어지럼증 손발저림 등의 흔한 증상도 건강검진에서는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 들면서 질병이 많아지므로 정기 검진이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일률적으로 많은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각 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맞춰 적절한 검진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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