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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정보화 전도사' IM 활동 현장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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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정보화 전도사' IM 활동 현장 가봤더니…

입력
2009.11.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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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전 대덕공단의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 진합. 다 만들어진 부품들이 자동화 시스템의 레일 위를 쉴새 없이 움직인다.

이 광경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IT 혁신전문가(IMㆍInno Mentor)' 배승호(47) 박사가 옆에 있던 회사 관계자에게 묻는다. "기껏 자동화 시스템으로 완성품을 옮기다가 마지막 공정에서 사람 손으로 일일이 상자에 옮기는 이유가 뭡니까." "자동차 회사별로 다르게 요구하는 사양에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습니다.

" 배 박사는 "일본처럼 정부 차원에서 모든 자동차 업계가 공통으로 쓸 수 있는 공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인력과 비용은 줄이면서도 생산성은 높일 수 있는데도 이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을 내렸다. 회사 관계자들은 "바로 그게 우리가 바라던 바"라며 무릎을 탁 쳤다. 마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듯 표정도 이내 밝아졌다.

IT 혁신전문가로 일컬어지는 IM이 뜨고 있다. IM은 중소기업의 정보기술(IT) 수준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주기 위해 정부가 선정한 관련분야 전문가집단. IT 실무와 컨설팅 분야 경력 20년 이상의 석ㆍ박사급 전문 인력으로,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전자거래협회가 '대ㆍ중소기업 상생 IT혁신 사업'에서 IM 120명을 처음 선발한 것이 시초로, 9월부터 활동중이다.

이들의 임무는 자동차, 전자, 조선, 철강 등 전국 120여 중소기업의 인사, 회계, 공정 시스템 등을 3개월간 철저히 분석해 문제점을 따져보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해법을 만들어낸 것.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존 협업 네트워크를 파악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대안도 제안한다.

배 박사가 담당하고 있는 진합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연결이 됐다. 이들의 첫 만남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나름대로 잘나가는 회사였던 진합의 입장에서 외부인사의 컨설팅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배 박사는 '잘난 사람의 괜한 참견'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노심초사했다.

식사 시간이나 일과가 끝난 시간을 이용해 사무실을 찾아 다니며 임원은 물론 일반 직원들과의 접촉을 자주 갖고, 업무 관련 아이디어와 회사에 대한 건의 사항 및 정부에 바라는 점들을 꼼꼼히 들었다. 배 박사의 진정성에 진합은 마음의 문을 열고, 허심탄회한 진단을 받기 시작했다.

배 박사가 진합에 대해 내린 진단은 "지난 10년 동안 1,000% 가까운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놀라운 성장을 거뒀지만 낡은 시스템에 갇혀 있다. 지금 탈바꿈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해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설비자동화(MES)를 빠른 시일 안에 추진해야 한다는 답을 얻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큰 문제가 생겼다. 내년 상반기 중 제2 공장 옆에 제 3공장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 배 박사는 "수 백 억 원이 드는 시설 증설을 감안할 때 기존 체계를 크게 뒤흔들면 되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봤다"라며 "처음부터 밑그림을 다시 그렸다"고 말했다.

배 박사는 회사 임원들과 머리를 맞댔고 'MES를 먼저 추진하되 새 공장 짓는 작업이 마무리되는 즉시 ERP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전담팀 구성 등 사전 준비를 병행한다'고 결론을 냈다.

회사 측은 IM의 진단에 만족하고 있다. 한홍규 대표는 "십 수년 회사를 꾸려오면서 미처 몰랐던 문제점을 꿰뚫어 본다는 사실에 놀랐다"라며 "우리가 무엇을 어떤 순서대로 해야 할 지 시간표까지 친절히 제시해 줬다"고 밝혔다.

IM활동을 주도한 전자거래협회 측은 이번 주말부터 6개 분야 별로 IM들의 활동 상황을 중간 점검한 뒤 다음달 대ㆍ중소기업 상생 발전을 위한 보고 대회를 열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1기 IM활동을 통해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모였다"라며 "앞으로 IM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터"라고 말했다.

대전=글ㆍ사진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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