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부 콤(Qom) 인근에 건설 중인 새 우라늄 농축시설(포르도ㆍFordo)에 대해 지난달 사찰을 시행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추가적인 비밀 핵 시설'존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IAEA는 이란이 2011년부터 포르도에서 농축 우라늄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었던 것이 규명됐다고 밝혔다. IAEA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포르도 사찰 보고서를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IAEA는 이란이 포르도 시설을 폭격으로 잃을 경우를 대비해 다른 핵 시설을 건설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까지 이란이 강력히 부인해온 또 다른 비밀 핵 시설의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찰단은 농축 우라늄이나 원심분리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포르도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3,000개(연 1~2개의 핵무기 생산 가능)를 수용하도록 설계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AP통신 등은 "이란이 2011년부터 시설 가동을 위해 기술진을 모으고 최첨단 시설을 옮겨왔다"며 포르도가 이란의 핵무기 생산 공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IAEA의 고위관계자는 "포르도의 규모는 핵무기 생산엔 적당하지만, 민간 전력공급용으론 부족하다"고 AP에 말했다. IAEA도 보고서를 통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지만 시설이 민수용이라는 이란의 주장이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이란은 IAEA의 지적에 대해 "이란의 핵 시설은 평화적 용도로만 쓰인다"고 일축했다.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IAEA 이란 대사는 "문제가 될 핵 물질이 없다는 사실을 사찰단이 확인하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했다"고 이란 알 아람TV에 출연해 말했다. 하지만, 이란의 주장과 달리 사찰단이 포르도 시설에 대한 조사를 빠짐없이 했는지는 의문이다. NYT는 "조사단은 책임자나 설계자와 인터뷰를 할 수 없었다"며 사찰이 부실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IAEA가 사찰 보고서를 내놓음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 이란 제재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순방 중인 오바마 미 대통령도 "이란은 시간이 별로 없다"며 "국제사회와 동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테헤란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계획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해 왔다.
한편 영국 더 타임스는 퇴임을 앞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이란과 핵 시설 사찰관련 비밀협상을 진행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엘바라데이 총장이 지난 9월 이란 당국자와 만나 이란이 사찰단에 협력한다면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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