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동부 파르완주에 독자 지방재건팀(PRT)을 설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이유는 안전과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PRT 선정 기준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애초 독자 PRT 설치 대상지역으로 고려했던 아프간 내 PRT 미설치 주 세 곳은 모두 하자가 있었다. 님로스주는 이란의 반대, 다이쿤디주는 고산지대 고립 가능성, 카피사주는 테러 빈발 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멀어졌다.
이후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다른 나라들이 운용 중인 PRT를 인수하는 방안. 12~17일 현지를 방문한 정부 합동실사단도 뉴질랜드군이 PRT를 맡다 철수할 예정인 바미얀주와 함께 파르완주를 집중 점검한 뒤 1순위로 파르완을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단은 파병을 위한 현지 정부와의 사전 조율도 진행했다.
파르완은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5km 떨어진 미군의 핵심 거점지역으로 미 공군 바그람 기지가 위치해 있다. 미군이 아프간에서 맡은 12개 PRT 중 한 곳도 바그람 기지에 있다. 2001년부터 운영 중인 바그람 기지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제안보지원군(ISAF) 동부사령부도 자리할 정도로 기지 주변은 안전하다는 게 정부 평가다.
기존 PRT와의 연계 효과도 고려됐다. 정부는 이미 이 PRT에 민간요원 25명을 파견해 아프간 재건활동을 지원해왔고, 내년 1월부터는 85명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따라서 이 PRT를 인수해 한국 정부가 독자 운용하게 되면 기존 요원과의 연계성도 커지는 것이다.
특히 파르완의 경우 2007년 철군한 다산ㆍ동의부대가 주둔했던 터라 군 당국도 익숙한 지역이다.
하지만 최종 파병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당장 민주당 지도부는 16일 파병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회 파병동의안 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아프간 진출 한국 기업의 공사 현장이 최근 세 차례나 무장세력의 습격을 받는 등 한국인 안전이 위협 받을 경우 파병 반대 여론이 거세질 수도 있다. 파르완이 아프간 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는 하나 테러와 공격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의 아프간 정책 변화 여부도 변수 가운데 하나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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