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른의 음역은 4옥타브죠. 음역이 넓어 웬만한 음악은 다 감당합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호른이 얼마나 '재미있는 악기'인지 아시게 될 거예요." 평소 듣기 힘든 호른 독주회를 네번째로 갖는 소진선(39)씨는 엄정한 클래식의 빗장을 풀어헤친 작품 'Sweet Swing'과 'Waltz Swing'을 최근 결성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호른4중주단과 함께 연주한다.
2004년 이래 가졌던 그의 연주회는 '무게 잡는 악기'라는 호른에 대한 통념과 궤를 함께하는, 클래식 연주 위주였다. "호른은 연주가 힘들어요. 관악기 중 가장 긴 7m 파이프를 불기도, 제 음정을 잡기도 까다롭죠." 연주자의 집중력이 특히 요구되는 이유다.
그는 한양대 음대를 마친 뒤 네덜란드 헤이그왕립음악단의 전문연주자과정, 최고연주자과정을 모두 졸업했다. 각각 4년, 2년 과정이었으나 모두 절반의 기간에 끝낼 만큼 우수한 기량을 평가받았다. 특히 다국적 연주단으로 유럽에서 조직된 '유럽연합 바흐 챔버오케스트라'에서는 유일의 동양인으로 활약했다.
호른을 케이스에 넣고 다니면 사람들은 커다란 수저통인가 생각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가 기왕의 콘서트에서 클래식 곡만 고집한 것은 호른을 음악적으로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호른4중주단의 활동 무대를 지방으로 넓힐 계획이다. 잘 연주되지 않는 호른4중주곡들은 참신한 음악을 찾는 대중을 즐겁게 하리라는 기대다.
그동안의 독주회 실황을 모으고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해 음반을 내는 것이 소씨의 꿈이다. 한양대 음대 후배인 부인 오명희(38)씨는 남편을 위해 'Horn Mass'라는 곡을 지어 주었다.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83-9574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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