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세계 출생아 중 5,000만명 이상이 출생등록이 안돼 의료ㆍ교육혜택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방송은 17일 유엔아동기금(UNICEF)의 통계를 인용, 2007년 태어난 어린아이 5,100만명이 출생등록을 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 사는 소년 아리(10)는 최근까지 출생증명서가 없어 병원을 가지 못했다. 페루에서 태어난 8개월 난 아이 이사벨은 아버지의 신원증명서가 없다는 이유로 출생등록이 안된 경우다. 석공인 아버지가 돌을 다루는 직업 때문에 지문이 없어져 신원등록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출생등록이 안된 아이들은 주로 남아시아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자선단체 플랜(Plan)은 2007년부터 등록이 안된 아이들에게 출생증명서를 찾아주는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32개국에서 4,000만명의 아이들이 출생증명서를 갖게 됐다.
플랜은 무등록 아이들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모든 아이를 세자(Count Every Child)'라는 보고서를 발간, "출생등록은 '신원'의 증명뿐만 아니라, '존재'의 증명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랜의 나디아 카삼 총장은 "출생등록 사업을 펼치면서, 출생등록이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수많은 사례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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