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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승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친동생 같은 '아줌마 군단' 우승 열매 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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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승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친동생 같은 '아줌마 군단' 우승 열매 딸것"

입력
2009.11.1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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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의 10연승이다. 평생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두 자릿수 연승 기록을 세운 이호근(44) 삼성생명 감독. 그런데 이 감독의 얼굴에는 아직도 근심이 가득하다.

천안 국민은행을 꺾고 10연승을 달성한 16일. 늦은 밤 용인 구단숙소에 도착한 이 감독은 남자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에 대한 걱정부터 했다. 악몽 같은 12연패와 함께 최하위로 추락한 이 감독의 친정 전자랜드였다. 이 감독은 "어쩌다가 내가 세웠던 최다연패 기록하고 같아졌나"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감독은 2005~06시즌 도중 덜컥 전자랜드 감독대행을 맡고 12연패 포함, 5승29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적이 있다.

이 감독의 걱정은 끊이지 않았다. "(정)재홍이랑 (기)승호는 잘 뛰고 있지?" 동국대 감독 시절 프로 무대로 내보냈던 애제자들에 대한 관심도 도저히 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밑바닥의 시련을 이겨낸 그이기에, 제자들을 친동생, 친아들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그이기에 이 감독의 머리 속에 가득한 근심은 끊일 날이 없다. 이 감독은 "요즘엔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너무 많은 생각이 맴돌아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삼성생명에 처음 부임해 중하위권으로 평가됐던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놨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안산 신한은행에 고배를 마시던 날, 삼성생명 스포츠단의 박병권 부장은 "우승보다 값진 준우승이었다. 친오빠처럼 모든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이 감독의 애정과 열정 덕분"이라고 했다.

주위 모든 사람들에 대한 진솔한 애정, 사람의 마음을 무섭게 끌어들이는 친화력. 이 모든 것이 '감독 같지 않은 감독' 이호근의 진정한 힘이다. 98년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코치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을 때도, 전자랜드 코치를 맡아 연패와 꼴찌를 밥 먹듯 했던 때도, 동국대를 사상 처음으로 전국대회 결승에 진출시켰을 때도, 4명의 동국대 졸업생을 모두 프로에 진출시키는 신화를 썼을 때도, 이 감독은 친자식과도 같은 제자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울었다.

올 겨울 이 감독의 꿈은 하나다. 주전 대부분이 30대 '아줌마'인 노장군단이라는 이유로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삼성생명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는 것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큰데도 모두들 너무나 열심히 뛰어주고 있다. 이 선수들이 꼭 행복한 결말을 맺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10연승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16일 밤. 이 감독의 잠 못 이루는 밤은 또 그렇게 길어지고 있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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