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70억원을 빼돌린 뒤 해외로 달아났던 기업인이 몽골에서 검거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7일 여러 개의 회사를 인수해 회사 명의로 어음과 수표 등을 남발해 고사시키고, 지인에게 보증을 서게 한 뒤 대출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서모(54)씨를 몽골 현지에서 붙잡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2002년 8월 (주)동신, 2004년 8월 슈마 일렉트론, 2005년 H, R, S사 등을 사채업자와 부동산 시행업자, 변호사, 성형외과 의사, 주식 전문가 등을 동원해 인수한 뒤 어음과 수표, 주식, 채권 등을 남발해 현금화한 뒤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는 또 지인에게 보증을 서게 한 뒤 갚지 않아 피해를 입히고, (주)동신의 회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1월께 공사대금으로 위조 약속어음을 지급해 거래 회사를 속인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서씨는 24건의 범죄 혐의로 수배를 받아왔으며 드러난 피해액만 17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주식투자자들의 피해까지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씨는 이처럼 부정하게 가로챈 돈으로 마카오를 수백여 차례 오가며 수 백억원대의 원정 도박을 하고, 강원랜드에서도 큰 손으로 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2006년 8월 친구 명의의 위조여권을 이용해 일본으로 달아났다가 경찰 수사로 꼬리가 잡혔다. 필리핀, 몽골 등에서 도피생활을 해오던 서씨는 올해 9월 12일 몽골 현지 경찰에 체포돼 17일 국내로 압송됐다.
경찰관계자는 "1991년부터 강남 일대에서 많을 땐 7개의 대형 유흥업소를 운영했던 서씨가 경찰과 검찰, 법조계 등에 광범위한 인맥을 구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덕분에 부정한 돈을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단속을 피해 도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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