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인천 전자랜드가 결국 12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국내선수는 물론이고 외국인선수도 다른 팀에 비해 처질 게 없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자꾸 지다 보니 전자랜드 선수단 전체가 자신감마저 잃은 모습이 역력하다.
박종천 신임감독의 퇴진, 트레이드 등 극약처방에도 불구하고 주전이 대부분 빠진 KT&G전(15일) 패배는 단순한 1패가 아닌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전자랜드로서는 연패를 끊는 게 급선무겠지만 대진상 상위권 팀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쉽지는 않아 보인다.
연패에 빠지면 마음에 급해지고, 마음이 급해지다 보면 공격에 치중하게 되지만 사실 연패에 빠진 팀일수록 공격보다 수비조직력부터 추슬러야 한다. 농구에는 '공격이 강한 팀은 강팀을 이길 수 있지만 수비가 강한 팀은 우승컵을 가져간다"는 격언이 있다.
아무리 공격력이 강한 팀이라 하더라도 상황에 따른 상대 수비의 변화에 기복이 있게 마련이다. 반면 수비조직력을 앞세운 농구를 하다 보면 동료들간에 '약속된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팀워크를 추스를 수 있게 된다.
수비가 강화되면 공격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히 쉬운 속공찬스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된다. 선수 구성을 정확히 파악해서 어떤 형태의 수비조직력이 필요한지 진단하는 것은 물론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조급한 마음은 득점욕심으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지금 전자랜드의 문제는 공격이 아니라 무너진 수비조직력에 있다. 수비조직력을 추슬러야 팀도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다. 전자랜드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최인선 (전 SKㆍ기아 감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