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내년 상반기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자산 120조원 대의 국내 최대 보험사이자 최대 비상장사이기도 한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보험업계는 물론 증시와 금융권 전반에도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16일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현재 상장요건 검토와 상장주간사 입찰 제안서 발송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삼성생명은 이번 주 안에 주간사 입찰 공고를 내고 내달 초 주간사를 선정할 계획인데, 향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5~6월엔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15년까지 세계 15위의 생명보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위해서도 상장을 통해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미리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1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과 보험사 건전성 기준에 대비해서도 자본건전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에선 그러나 이번 상장이 이 같은 자본확충목표 외에도, 삼성자동차 채무를 정리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은 1999년 삼성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채권단 손실보전을 위해 이건희 당시 회장의 삼성생명보유주식 350만주(주당 70만원 계산)를 담보로 제공하며 상장을 통한 부채상환을 약속했는데, 상장 및 상환이 지연돼 현재는 법정 소송으로 비화된 상태다.
이와 관련, 최근 2심 법원이 삼성과 채권단측에 조정을 권고한 바 있어, 삼성은 이번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채무상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엔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다른 굵직한 생보사들이 잇따라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보험업계 및 증시판도에도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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