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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엉터리 수능통계로 그 난리를 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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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엉터리 수능통계로 그 난리를 쳤다니

입력
2009.11.1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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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공개된 고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성적 순위가 통계처리 오류에 기초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또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일부 언론을 통해 자료를 공개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원자료를 나름대로 분석한답시고 미응시자에게 부여된 전산코드 '0'을 성적 0점으로 잘못 처리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당연히 실제와 달라진 결과를 놓고 해당 언론들은 온갖 추가분석을 해댔고, 이 때문에 사회 전체가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깊은 생각 없이 한건주의에 집착한 정치인과 일부 언론이 빚어낸 코미디다.

그런데도 해당 의원 측은 "다시 공개해도 순위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리의 중등교육이 사실상 대입과정으로만 기능하는 현실에서 잘못된 수능성적자료 공개가 얼마나 민감하고 파장이 큰지 깨닫지 못하는 태도다. 조 의원은 겸허하게 사과하되, 인식이 그 정도라면 가급적 교육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이번 해프닝은 학교ㆍ지역 별 학력격차와 평준화체제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교육당국이 문제를 드러내 시정하려는 노력을 회피해온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교육전문가들의 견해에 동의한다. 우리는 이번 자료공개 당시에도 무조건적인 교육정보 은폐는 곤란하며, 정보를 공개할 때는 교육적 목적과 한계를 따져 정부 책임하에 제대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지 않으면 입장에 따른 온갖 자의적 해석으로 심각한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사례는 그 지적이 옳았음을 입증한다.

수능성적 공개는 공교육의 질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채우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려면 고교 입학성적서부터 지역, 경제적 요인에 이르기까지 다각도로 조사하고 분석해야 한다. 사교육 요소까지 뒤범벅이 된, 그것도 기본처리부터 잘못된 성적자료를 내놓고 나 몰라라 하는 건 교육당국의 자세가 아니다. 결국 교과부가 "수능성? 자료를 재분석해 내달 중 결과를 내놓겠다"고 했으니 제대로 된 결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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