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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기자의 증시 프리즘] SF 영화를 보고 주가를 예측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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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기자의 증시 프리즘] SF 영화를 보고 주가를 예측하면…

입력
2009.11.1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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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대표의 취미는 공상과학(SF) 영화 시청이다. 올해에도 크리스챤 베일 주연의 <터미네이터 4-미래 전쟁의 시작> 등 여러 편의 SF영화를 관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구 대표의 SF영화 감상은 단순한 여가 활동에 그치지 않고, 투자의 실마리를 찾는데도 이용된다. 그는 <터미네이터 4> 를 본 뒤 직원들을 모아 놓고 "미래에 로봇 이용이 대세가 된다면, 지금 투자해야 할 회사는 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구 대표와 직원들은 이후 격렬한 토론을 거쳐 로봇의 심장과 눈이 될 연료전지와 카메라 관련 기술이 핵심 영역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해당 분야 업종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지만 기준이 되는 시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과거형'과 '미래형'으로 나뉜다.

'과거형' 예측은 과거 추세가 미래에도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이뤄지는 것으로, 대표적인 게 차트 분석이다.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주식을 골라내는 '가치투자'도 이 부류에 속한다.

'미래형' 예측은 구 대표처럼 미래를 보는 것인데, 예측의 불확실성과 이를 악용한 터무니없는 전망으로 신뢰를 잃은 상태다. 그러나 기업의 주가는 과거 실적이 아니라 미래 배당금 총액의 현재가치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이론적으로는 '과거형'보다는 예측력이 훨씬 높을 것이다.

'미래형' 관점에서 한국 증시를 조망한다면 결과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희망적'이다. 시가총액 상위업체 대부분이 향후 10년간 2, 3배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이 된 삼성전자는 2020년에는 4,000억달러(약 473조원) 매출이 목표인데, 이는 올해 매출액 추정치(1,100억 달러ㆍ130조원)의 3.6배이다. 포스코 역시 2018년에는 지난해보다 3.3배 가량 성장한 '100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도 2019년에는 2010년(10조3,000억원)의 2.5배인 25조원 매출을 전망하고 있으며, 롯데백화점도 올해 추정 매출액(9조1,000억원)보다 141% 증가한 22조원의 매출을 2018년에 올리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또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실적의 3배에 해당하는 연간 매출 17조원 시대를 2015년에 열 계획이고, 현대모비스는 올해 12조원대인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매출을 2015년까지 22조원으로 확대한다는 장기 비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비전에 일부 허수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감안, 내놓은 수치의 60~70%만 실현되더라도 이들 기업의 장기전망은 결코 나쁘지 않다. 한국 경제의 미래를 믿을수록 증시 전망은 그만큼 밝은 것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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