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은 내부 폭발사고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폭발 원인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16일 '실탄사격장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실내에서 자주 담배를 피웠고, 사고 당시 폭발음을 들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담뱃불이 사격장 내 잔류화약 등에 접촉해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중확 부산경찰청장은 "쓰레기통에서 담배꽁초 1개를 발견했다"며 담뱃불이 최초 발화 원인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도 "사격장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돼 있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이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휴게실에 재떨이도 구비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종업원이 사격장 바닥의 잔류화약을 쓸어 모아 쓰레기통에 버렸거나 진공청소기에 잔류화약이 쌓여있다가 담뱃불 등에 의해 폭발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6일 경찰과 소방, 전기안전공사가 실시한 사격장 안전점검에서도 '사격장 바닥 잔류화약 청소를 잘해야 한다'는 권고가 있었다.
그러나 최초 발화지점으로 출입구쪽 소파를 지목한 경찰의 추정과 달리, "사격장 쪽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와 화재원인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 함께 있다가 중화상을 당한 일본인 관광객 가사하라 마사루(笠原勝ㆍ37)씨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2명이 사격을 마칠 때쯤 사격장 쪽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화염이 휴게실을 덮쳤다"고 말했다. 사격 때 발생하는 스파크가 잔류화약 등 인화물질에 튕겨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일각에선 방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갑형 부산 중부경찰서장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당초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인 관광객 나카오 가즈노부(37)씨는 중화상을 입고 하나병원에 입원 중이며 신원미상의 부상자로 분류됐던 사격장 종업원 이종인(43)씨는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일본인 사망자는 애초 8명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7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사망자 중 사격장 종업원 심길성(32)씨와 KR여행사 가이드 이명숙(40)씨는 17, 18일 각각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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