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닥친 한파로 겨울옷을 서둘러 준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방한복도 이제는 두툼한 것보다는 얇은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첨단 기능성 소재의 개발로 경량화, 다기능화가 방한의류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른 까닭이다.
이 같은 겨울옷의 진화가 먼저 태동한 분야는 내의 시장. 몇 년 전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내놓아 인기를 끈 내의 '히트텍'이 올해도 주목 받는 가운데 국내 속옷 브랜드들도 앞다퉈 자체적으로 열을 발산하는 발열 내의를 선보이고 있다.
예전에 비해 두께는 얇아지고 보온성은 강화됐으며, 일상생활과 아웃도어 활동 시에도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밀착감을 높였다.
트라이의 신제품 내의 '트라이 히트업'은 몸의 수증기를 흡수해 열을 발산하는 '써머기어'원단을 사용한 제품이다. 겉옷과 내의로 모두 활용 가능한 스타일로 반팔, 긴팔, 터틀넥 등 10가지 타입으로 출시됐다.
좋은사람들의 제임스딘은 '써모라이트'(Thermolite) 원단을 사용한 동내의를 내놨다. 써모라이트는 섬유 단면 한 가운데가 뚫린 화학섬유인 중공사를 사용해 외부공기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비비안 역시 써머기어 원단을 사용한 남녀 내복을 판매하고 있다.
발열 가공 및 소재의 활용은 동내의뿐 아니라 아웃도어 의류 시장에서도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라이프텍 재킷'은 자체 발열기능이 있는 등산 재킷이다.
전도성 소재를 이용한 스마트섬유 히텍스(HeaTex)가 내피에 적용돼 2분 이내에 섭씨 35~40도까지 온도를 높여 준다. 히텍스는 전도성 고분자 배합물질로 두께 0.24㎜의 전도성 고분자를 내장하고 있어 소형 배터리팩을 작동시키면 섬유의 온도를 스스로 높일 수 있다.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는 태양광의 흡수 성능을 높인 축열 보온 소재를 사용한 '히트나비(Heat Navi) 다운 재킷'을 출시했다. 빛이 있는 날에는 물론 흐린 날에도 보이지 않는 빛까지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재킷이라는 게 데상트측의 말이다.
이처럼 내의나 아웃도어, 스포츠웨어에서 주로 사용했던 흡습ㆍ발열 기능 가공법이 최근에는 남성정장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LG패션의 TNGT는 흡습, 발열 기능이 우수한 '웜프레시'(Warm Fresh) 소재를 사용한 슈트를 출시했다. 웜프레시 소재는 피부의 땀과 노폐물을 흡수, 피부를 쾌적한 상태로 만들어 주며 열을 자체적으로 발산해 추운 겨울, 떨어진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발열 슈트'는 소재에 내장된 자체 발열 기능을 통해 체감온도를 약 3도 가량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더 이상의 겉옷이 필요 없이 슈트 하나만 입어도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이야기다.
캠브리지 신사복 브랜드 '더슈트하우스'는 우주복에 사용되는 온도 조절 소재를 사용, 항온 기능성을 부여한 '라디에이터 슈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폴렉트론'(Polectron)이라는 자동온도 조절 물질이 함유돼 있어 착용자가 항상 일정한 온도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자연히 주변의 갑작스런 기온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
발열 가공과 함께 여러 계절에 두루 활용할 수 있게 제작한 제품도 최근 방한복의 진화를이끄는 또 다른 트렌드다. 스포츠브랜드 헤드는 다운 충전재를 자유롭게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에어 플로'(Air Flow) 다운 재킷을 출시했다. 다운이 들어 있는 육각형의 충전재를 손쉽게 넣었다 꺼낼 수 있어 봄/가을에는 바람막이 재킷으로, 겨울에는 다운 재킷으로 입을 수 있다.
TNGT의 박석용 차장은 "이제 복종에 관계없이 스타일과 함께 소비자 편의를 고려한 기능성을 최대한 상품 기획에 반영하는 브랜드만이 치열한 패션업계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LG패션 역시 이번 발열 슈트 출시를 계기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비자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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